주파수 경매의 과열경쟁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주파수 부족에 있다. 통신 3개사가 가입자유치를 위해 경쟁사보다 빨리 4G LTE(롱텀에볼루션)서비스에 나서야 할 판에 가용 주파수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29일 이석채 KT회장은 1.8㎓대역 입찰포기와 관련해 가진 간담회에서 "KT가 기존에 갖고 있는 1.8㎓ 20㎒에 이번 20㎒을 더 추가했다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초당 150메가바이트(MB)급 속도를 구현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LTE서비스에서는 단지 20 ㎒대역폭만 확보하더라도 가입자 500만~600만명을 상대방에서 끌어올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파수 확보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경매제를 도입한 방송통신위원회도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3년부터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발굴하고 있다. 현재 위성용 2.1㎓대역 30㎒과 디지털방송 전환으로 유휴대역으로 남는 700㎒대역 108㎒ 가 가능성 있는 주파수다. 다만 2.1㎓ 대역은 일본이 위성 발사계획을 갖고 있어 원래 사용목적대로 쓸 경우 전파 간섭 문제가 나올수 있어 일본과 협의가 필요하다. 또 700㎒대역도 아직 방송과 통신중 어디에 쓸지 결론이 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LTE용 주파수를 발굴하는 노력을 계속 하겠지만 주파수 사용국들과의 협의 등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정된 주파수 탓에 발굴된 주파수들이 내년 나오더라도 이번과 같은 경매과열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방통위와 사업자, 소비자간 시각차가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번 1.8㎓ 낙찰가격이 통신사들의 미래수익과 기회비용 등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번 경매 최저경쟁가도 적정 수준이며 한번 쓴 가격으로 낙찰자를 가려 사업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밀봉입찰방식보다 이번 경매에 사용된 '동시오름'방식이 더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어 앞으로 경매제의 큰 틀에도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방통위는 또 높은 낙찰가격이 통신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비용증가가 향후 이동통신업체들이 통신요금을 조정할 때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결과을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석채 회장도 "무제한 베팅으로 소비자가 부담을 느낄 정도까지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경매낙찰액은 총 1조7,015억원으로 이 수익금 가운데 55%는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나머지 45%는 방통위가 관리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