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정유업계의 맏형답게 모든 면에서 여유를 보이고있다. 「최고(最古) 최대」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는 평가다.현재 SK㈜는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에 25개 고객센터를 갖추고 지역별 고객서비스 책임제를 운영 중이다. 본사 고객상담실만으로는 갈수록 다양화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 유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주유품질 테스트용 이동차량을 운영하고 주유소 주유원들의 친절도를 상시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등 타 정유사와 차별화한 모습을 보이는데 애쓰고있다.
카드 마케팅도 가장 앞서나가고있다는 평이다. 지난 6월말기준 544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엔크린보너스카드」는 단연 발군이다. 1,000만 차량 운전자의 절반이 가입했다는 얘기가 된다.
SK㈜에게 전국 3,700개 주유소망은 힘의 원천이다. 사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넓은 주유소망은 향후 SK㈜가 나아갈 길을 암시한다. 무한한 가능성의 발판이다.
주유소마다 다양한 부대사업을 벌이는 것도 치밀한 분석끝에 나온 장기포석의 하나로 볼 수 있다. SK㈜는 계열 주유소마다 철저하게 상권을 분석, 경정비센터나 편의점, 정보통신대리점, 패밀리레스토랑, 세탁편의점,농협쌀판매, 택배서비스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있다.
이런 노력은 「주유소는 기름 넣는 곳」이란 기존 관념에서 보면 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여러 사업을 한다지만 그 자체로 대단한 수익성을 가진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SK㈜의 향후 행보는 관심사다.
SK㈜는 이제 단순한 정유회사 개념에서 탈피하기 위해 첫발을 내디뎠다. SK㈜는 SK그룹의 주력이다. SK는 에너지분야인 SK㈜와 정보통신분야인 SK텔레콤의 유통 네트워크를 연계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석유사업을 바탕으로 인터넷사업에 진출하면서 전국에 거미줄처럼 주유소망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어느 재벌그룹도 이처럼 탄탄한 물류기지를 갖고있지 않기에 SK㈜의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주목받고있다.
그런 대규모 프로젝트중 하나로 시도하는 것이 운전자 대상 정보서비스다. 주유소에서나 이동중인 차량안에서 교통정보, 생활정보, 차량관리정보등을 모두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SK㈜는 이를 『주유소중심의 제한적이고 수동적인 마케팅 개념에서 벗어나 모든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능동적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SK㈜는 SK그룹의 역략을 집결하는 중심회사로 위상을 확고히했다. 석유사업으로 인터넷 기업의 발판을 마련했고 거꾸로 다양한 소비자밀착형 생활서비스를 석유사업의 마케팅도구로 활용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