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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SPA(패스트패션)시장은 베이직한 스타일의 유니클로와 트렌디한 자라 사이의 중간 지대가 없습니다. 조프레시는 폴로나 라코스테처럼 정통 캐주얼 스타일로 이 지점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한 철 입고 마는 게 아닌 SPA에도 디자인 철학을 담아 상류층 소비자의 관심도 끌어내고 싶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명동 1호점(아시아 1호점)을 내며 한국 시장에 상륙한 캐나다 대표 SPA브랜드 '조프레시'의 조 밈란(62·사진) 대표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공식 오픈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다.
모로코 태생으로 캐나다 국적의 조 밈란 대표는 클럽모나코 브랜드 창립자로 패션계에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제2의 랄프로렌으로 인정받는 그는 1999년 클럽모나코를 폴로에 매각한 이후 캐나다 유통 대기업 조지웨스턴의 자회사 로블로우와 손잡고 2006년 SPA 브랜드 조프레시를 만들었다. 캐나다 대형마트 체인인 수퍼스토어 내 숍인숍 형태의 의류 라인으로 출발한 조프레시는 론칭 1년6개월만에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급성장했다. 캐나다 매장 수만 350개나 되고 뉴욕에 7개 단독매장을 비롯해 미 전역에 650개 숍인숍 매장을 열며 북미 지역에서만 4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공룡 SPA' 조프레시가 북미에 이어 두 번째 공략 대상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는 뭘까. 조 밈란 대표는 "한국은 새 브랜드에 대해 별 거부감 없는 수용적 구조를 띠고 있을 뿐 아니라 SPA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등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제격인 환경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를 발판 삼아 향후 여타 아시아 국가는 물론 26개국 진출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SPA 브랜드가 포화인 국내에서 후발주자의 한계에 직면할 거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패션비즈니스의 성패는 강렬한 호기심을 끌어내느냐 여부"라며 "우선은 쉽게 모방이 가능한 베이직 라인보다 조프레시만의 독특한 감성을 살린 고감도 패션 라인에 집중하며 대신 가격은 남성용 기본 피케 셔츠 기준 17달러(약 1만8,000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라보다는 저렴하고 유니클로 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조 밈란 대표는 "한국에서 5년 내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며 "자라를 따라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은 6,949억원, 자라는 2,273억원이었다. 그는 "어느 시장이건 소수의 회사가 양분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SPA시장의 흐름을 보면 형편없고 질 좋은 패션 사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데 조프레시는 디자인, 소재 등을 꼼꼼히 따져 그 공백을 메우겠다"고 강조했다.
조프레시는 앞으로 5년 내 한국에 50여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110평 규모의 명동 1호점에 이어 오는 7월 잠실 제2롯데월드점, 하반기에 현대백화점 중동점, AK플라자 수원점, 코엑스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굵직한 쇼핑몰 입점이 예정돼 있다.
조 프레시의 국내 독점 유통은 일진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 오리진앤코가 맡고 있다. 이달부터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올해만 30억원을 투입해 브랜드 인지도 확립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