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한국 기업 견제가 심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대만 간의 특허분쟁이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만의 국립대학이 삼성전자에 이어 중견기업인 서울반도체에까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대만은 지난 2010년과 2012년 정부 출연 연구소를 앞세워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며 국내 기업을 긴장시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국립 성공대(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는 최근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대만의 국립 성공대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세계적 학교 가운데 하나다. 국립 대학이 일반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소장에서 대만 국립 성공대는 서울반도체가 반도체를 위한 내장 열 싱크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국립 성공대는 앞서 6월 초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이 대학은 삼성전자가 갭처링 장치 및 이미지 기술을 침해했다면서 이 기술이 적용된 갤럭시S4 등 전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
특허전문가는 "이번 소송에서 퀄컴 등 일부 외국 기업도 대상이 됐다"며 "하지만 주 타깃은 삼성전자ㆍ서울반도체 등 우리 기업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특허침해소송을 통한 대만의 한국 견제는 2010년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대만의 국책연구소인 ITRI(산업기술연구소)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로열티를 요구했다. 그 뒤 2012년에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특허침해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다른 특허전문가는 "ITRI나 성공대가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라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며 "대만의 국립 출연기관들이 추가적인 특허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