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생했을때 환자를 대체로 양호하게 치료해 사망률이 낮은 의료기관의 명단이 공개돼 관심을모은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동맥(관상동맥)이 막혀 흉통 및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것으로 심근경색을 포함한 심장질환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에서 암, 뇌혈관질환에 이어 세번째를 차지한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는 2003년 현재 24.6명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병원가원(심평원.www.hira.or.kr)은 응급실에서 급성심근경색 환자(2만1916건)를 진료한 전국 272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급성심근경색 등 허혈성심장질환 관련 적정성 평가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 결과는 심평원이 요양기관의 진료과정과 결과 등 진료실태를 국내 처음으로평가해 내놓은 것이다.
평가는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30분 이내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 용해제를 투여했는가 ▲120분 이내에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풍선 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을 시행했는가 ▲24시간 이내에 혈전을 녹이는 아스피린과 심장을 편안하게 하는베타 차단제를 투여했는가 등의 평가지표를 통해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적절한 조치로 환자의 병원내 사망률과 퇴원 7일내 사망률이 낮는 등 '진료결과'가 대체로 우수한 의료기관은 서울대병원 등 전국적으로 77곳으로나타났다. 사망률은 환자의 나이, 성별, 병의 경중 등을 감안해 조사한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는 분초를 다투는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초기 대응이 전반적으로미흡한 것으로 조사돼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심근경색의 생존율은 얼마나 빠른 시간에 적절한 조치를 받느냐에 달려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2시간 이내에 사망 위험률이 가장 높기 때문에 위험 증상이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구급차 이용률은 44.1%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부터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는 39.0%에불과했다. 또 병원 도착에서 적정 시간안에 환자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조치를 취한 경우도 34.2%에 그쳐 국제수준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테면 환자에게 주사하는 혈전 용해제의 평균 투여 시간은 74분(기준 30분)이나 됐으며,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의 평균 소요 시간도 167분(기준 120분)이나걸렸다. 특히 환자가 시술실까지 도착하는 데만도 평균 134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은 병원 내에선 평균 10.8%, 퇴원 7일 이내엔 12.44%로 조사됐다. 그러나 평가 대상 의료기관에 따라 5.4∼20%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급성심근경색 입원 환자가 100명이 넘는 의료기관에서는 사망률이 9.25%로 낮은 반면, 100명 이하인 의료기관에서는 14.4%로 높게 나왔다. 급성심근경색환자를 많이 치료하는 의료기관일수록 사망률도 줄어든다는 말이다.
이번 평가에 도움을 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실 김윤 교수는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 도착이 늦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흉통 등 증상에 대한 인식제고와 더불어 구급차 이용에 대한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