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로 게임 속의 물결 표현 한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물결, 물리학에 기초한 입자로 처리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최근 3차원(3D) 입체 영상 게임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들 3D게임들은 컴퓨터공학, 생체공학, 유체역학, 기하학 등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 실사를 방불케 하는 실감나는 영상을 구현함으로서 게이머들을 게임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렇다면 게임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물 중 현실감을 부여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게임 개발자들은 이에 대해 바다, 파도 등과 같은 ‘물결’의 표현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 중 바다만큼 불규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바다는 수많은 비정형적 굴곡 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표면마다 빛의 입사각과 원근(遠近)에 따른 음영이 제각각이다. 특히 각 굴곡 면은 모두 독립적·임의적으로 움직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물결이라는 하나의 패턴을 가져야 한다. 3D 게임용 그래픽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게임크리에이터스사의 설립자인 리 뱀버는 “능력 있는 수학자들조차 1㎡ 넓이에 있는 액체의 움직임을 계산해 내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비디오 게임에서는 성난 파도에 울부짖는 거친 대양을 실감나게 묘사해야만 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스타워즈 III의 특수효과에 참여했던 미국 스탠포드 대학 컴퓨터과학과의 론 페드키우 박사도 “고체처럼 점성이 높은 물질은 재현이 쉽지만 액체는 완벽한 재현이 어렵다”며 “제대로 된 물결 표현을 위해서는 슈퍼컴퓨터나 할 수 있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게임업계는 이 같은 난제를 풀 해법으로 물리학에 기초한 입자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는 각각의 입자들이 일정한 물리학 규칙에 따라 상황에 맞게 움직인다. 향후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각 입자들에 대한 데이터 조작만으로 한 차원 높은 사실적 물결 표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게임기의 처리장치나 알고리즘의 발전이 더해질 경우 난류 모델링, 즉 물의 움직임을 대강 어림잡는 컴퓨터 물리학의 힘을 빌려 실사 수준의 물결과 물거품, 파도 등을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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