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라비티 상장폐지, 합병추진"

한국 게임업체 그라비티를 인수한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이 작년 인수 당시 이미 그라비티의 나스닥 상장 폐지, 소프트뱅크 계열사합병 추진 방침을 밝힌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2일 나스닥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계열은 작년 8월30일 그라비티 인수 사실을밝히는 나스닥 공시에서 그라비티 소유지분을 늘리면 신속히 그라비티의 나스닥 상장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동생 손 타이조(한국명 손태장),류일영 현 그라비티 회장, 소프트뱅크 계열사 테크노그루브, 아시안그루브, EZER사등 공시 당사자들은 공시에서 "소유지분이 상당히 증가하면 허용되는 한 가장 신속히 나스닥 상장을 철회하고 등록을 말소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밝혔다. 또 EZER이 그라비티를 완전히 소유하게 된 뒤 소프트뱅크 계열 온라인게임업체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이하 겅호)에 합병,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자산, 영업이전을시도할 수 있다고 밝혀 그라비티의 상장을 폐지시킨 뒤 겅호에 합병시킬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나머지 지분을 현금 공개매수할 수 있으나 현재 종가인 주식예탁증권(ADR)1주당 7.1달러를 초과하는 가격으로는 매수할 의도가 없다"고 명시해 높은 가격에지분을 사들일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이 같은 공시 내용은 소프트뱅크가 그라비티의 주가를 떨어뜨린 뒤 남은 지분을매입해 겅호에 합병시키려 한다는 그라비티 소액주주들의 주장과 부합하는 것이다. 그라비티는 매각 이전인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110억원, 경상이익 101억원, 순이익 74억원을 올렸으나 이후 하반기에만 영업손실 128억원, 경상손실 141억원, 순손실 108억원을 내는 등 매각 뒤 경영이 크게 악화된 바 있다. 따라서 소프트뱅크가 그라비티의 주가 하락과 남은 지분 매수, 합병을 위해 의도적으로 회사를 부실화시키고 있다는 소액주주들의 주장이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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