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82)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낸 유산상속 소송에서 청구금액을 9,400억원대로 대폭 축소했다. 삼성에버랜드 주식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소를 취하했다.
14일 서울고법 민사14부(윤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가 유산 소송의 항소심 재판에서 맹희씨 측 변호인은 "삼성그룹 지배 구조상 최상위에 위치한 계열사 에버랜드에 대한 주식 배분 청구 부분은 모두 취하한다"며 "다만 피고인 소유의 삼성전자·생명 주식에 대해서는 상속 당시 원주가 얼마 있었냐를 판단 받기 위해 취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맹희씨 측이 이건희 회장에 청구한 금액은 1심 당시 4조원에서 9,4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이맹희씨 측 변호인은 소취하 이유에 대해 "지난번 재판 당시 우리 측에서 화해 요청을 했는데 삼성 측에서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가 잔존하는 한 화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했다"며 "이번 소송의 목적이 결코 경영권 위협을 위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에버랜드 주식에 대한 청구를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최후 변론에서 역시 "화해를 통해서만이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다. 건희와 화해하는 일이 내가 가야 하는 길"이라는 취지의 이맹희씨 친필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소송의 선고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재판부는 양측이 최후변론을 마무리 짓는 순간까지 화해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