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예술의전당에서 펼치는 언더 록 페스티벌

기존 음악 틀에서 벗어난 사운드와 소란스러움, 고막과 마음을 찢는 음악, 강렬한 영상이미지.이른바 「언더그라운드」「하위」「비주류」「대항」따위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독립음악(인디) 언더 록밴드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진출한다. 「이미지 콘서트- 아홉 토막」의 이름으로 올려지는 예술의전당 록페스티벌 무대로 25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예술의전당내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 대중가수들의 라이브공연이 간간히 열리긴 했지만, 서울 홍대앞 일부 카페 등지에서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활동하던 독립음악인들이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정통 클래식공연을 지향하던 예술의전당 개관 11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문화예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디」는 어느 하나로 규정짓기 힘들만큼 음악 스펙트럼이 넓다. 팀에 따라 색깔이 하늘과 땅 차이로 다르다. 「견딜 수 없는 음악적 욕망」을 표출한다는 점에서 닮았을 뿐이다. 따라서 예술의전당의 이번 무대는 그처럼 다채로운 인디 음악을 조망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펑크, 모던록, 테크노, 힙합 등 다양한 대중음악 장르와 영상, 마술, 퍼포먼스, 애니메이션 등의 예술양식을 결합하여 고유의 이미지를 창출해낸다. 이번 공연은 초기 기획단계부터 논란이 많았다는 것이 예술의전당 측의 설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사될 수 있었던 이유를 예술의전당측은 『문화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해보자는 자성의 소리 때문이었다』면서 『비주류의 튼튼한 뿌리위에 자라난 성장물이 주류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뜻에서 언더그라운드 음악과 공연 형식을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연스런 교류와 공존의 장을 마련하자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콘서트- 아홉 토막」은 음악적 개성과 완성도를 겸비한 9개 팀과 개인연주자들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출연팀들은 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 타악그룹 공명, 언니네 이발관, 크라잉 너트, 레이니 선, 마고, 99, 황신혜밴드, 원더버드 등이고, 개인연주자들은 데이트리퍼, 프렉탈, 가리온, 다 크루 등이다. 우선 25일 막을 여는 「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와 「타악그룹 공명」공연은 어어부 프로젝트의 실험적인 사운드와 퍼포먼스, 그리고 타악그룹 공명의 독특하고 새로운 느낌의 국악이 한데 어우러진 무대다. 26일에는 테크노와 힙합의 조인트 콘서트다. 기존 대중음악의 테크노나 힙합이 그 음악적 본류와 무관하게 댄스음악의 한 주변 장르로 전락한 것과 달리 데이트리퍼·프렉탈의 테크노와 가리온·다 크루의 힙합은 그 본연의 강렬함과 자유로움이 살아 숨쉰다. 27일(이상 오후7시30분) 「언니네 이발관」공연에서는 인디의 대표적인 모던 록, 모던 포크밴드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콘서트다. 28일 오후7시에는 「펑크뮤직」의 국가대표라해도 손색이 없는 「크라잉너트」의 무대로 그동안 클럽 공연을 통해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거칠것없이 자유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같은날 밤 오후9시30분에 무대를 장식할 팀은 「레이니 선」으로 「금요일 밤의 호러 콘서트」주제로 연다. 음악과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무대연출을 통해 세기말의 어둠과 공포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29일 오후4시에는 페미니스트 록 밴드 「마고」의 무대로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음악으로 대변한다. 이날 오후8시에는 노이즈 록의 대명사 「99」의 무대로 갖가지 볼거리(비디오), 들을거리(오디오), 움직임(퍼포먼스)이 하나의 무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30일에는 인디 록의 대표주자 「황신혜밴드」와「원더버드」의 공연이 오후4시와 7시30분에 잇달아 열린다. 음악과 무용, 미술, 영상을 접목한 종합무대로 한국 인디음악의 새로운 경향을 엿볼 수 있는 무대다.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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