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과 시민사회 세력을 묶는 ‘제3지대 신당’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양측이 신당의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다 시민사회 진영의 대선주자로 물망에 오른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제3지대 신당 경선에 불참하기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칫 양측이 제 갈 길로 가게 될 위기감이 감돈다.
신당의 지분 갈등은 사회시민 세력을 자처하고 있는 미래창조연대(이하 미래연대)가 지분 50%를 요구하면서 빚어졌다. 미래연대 측은 “임시집행위원장인 오충일 목사를 신당창당준비위원장으로 단일 추대해야 하고 신당에서 시민사회 진영과 범여권이 1대1의 지분으로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범여권 측은 미래연대의 50% 지분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창준위원장 자리도 최소한 범여권 측 1인이 시민사회 진영 1인과 공동으로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연대 측의 유력 예비주자로 꼽혔던 문 사장이 최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는 11월 25일이 대선 후보 등록일이니까 한달 전인 10월25일께 출마의 뜻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9월15일부터 열리는 제3지대 신당 경선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는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이 규칙을 정해놓은 신당 경선에 참여해봐야 들러리 역할로 전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또 범여권이 예선전(자체 경선)을 통해 2명의 후보를 내면 자신과 여성계 대표가 ‘2대1대1’의 구도로 본선 경선을 치르자는 후보단일화안도 제시했다.
이렇게 되자 범여권은 문 사장을 제외한 경선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 사장이 대선에 무임승차하려 한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범여권이 문 사장이나 시민사회 진영을 배제한 채 신당 창당과 국민경선을 추진할 경우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민주당’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게 돼 고심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