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을 보다가 흥미로운 통계조사를 보게 됐다. 여성부가 발표한 것인데 요즘 남편들의 10명중 3명이 아내에게 구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여성부가 혼인 경험이 있는 전국 성인 남녀 6,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기혼 남성의 31.2%가 부인으로부터 비아냥과 가정내 왕따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또 아내로부터 신체적 폭행을 당한다는 남편도 3.6%가 되었다. 실제 경찰에 신고되는 매맞는 남편들의 피해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모양이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가족내 역학관계는 양태가 크게 변해가고 있다.
과거에는 남편이 어른으로서의 구실을 하든 못하든 또 아내의 남자로서의 구실을 하든 못하든, 남자는 집안의 가장이라는 사회적 규범이 남편의 위상과 체면을 보호해주었다. 그러나 가장으로서 행실이 분명치 못하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남편으로서 성적 역할이 떨어지면 여지없이 가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 ‘남녀평등시대’의 부인할 수 없는 풍속도가 되었다.
사실 남성들은 지나간 수세기 동안 너무나 많은 짐을 지고 살았다.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권위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남모르는 고통을 홀로 감내하며 고군분투해야 했고 남자들은 그것을 영예로 여겼다.
하지만 그 짐은 더 이상 홀로 감당하기에 너무나 어려운 시대다.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되어 30~40대에 직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는 살벌한 경쟁 터에서 자신의 능력을 고수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한 스트레스는 중년이 되기도 전에 성적 능력마저 저하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 때문에 남성들은 더 빨리 자신의 권위를 잃는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남성들 스스로가 삶의 여유와 행복을 무한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삶에서 찾아나갈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무한경쟁에서 무한히 승리를 쟁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여러 학자들이 성(性)은 바로 생명력과 직결된다고 믿고 있다. 성적 에너지가 충만하다는 것은 바로 강한 생명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에너지가 있을 때 비로소 성생활도 사회적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성에게 힘을 주는 의학’은 그 중요성이 날로 높아 가고 있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한국밝은성연구소장ㆍwww.daehwad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