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중심으로의 경제성장 모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입을 확대해 아시아권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는 2일 중국 최남단 섬인 하이난다오에 열린 보아오(BOAO)포럼 개막 연설에서 "유럽 등 선진국 경기침체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아시아 각국은 잠재 시장 발굴을 통해 각자 내부의 성장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은 아시아 역내 경제통합과 공동번영을 위해 지난 2001년 조직된 비정부ㆍ비영리 국제포럼으로 매년 봄 하이난다오에 열린다. 이번에는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카림 마시모프 카자흐스탄 총리 등 정ㆍ재계, 학계 인사 2,000여명이 참가했다. '변혁하는 세계 중의 아시아: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대주제로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은 3대 주제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의 근본 원인 탐구 ▦변혁과 성장발전 모델의 전환 ▦혁신 및 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이 채택됐다.
이 같은 주제를 반영해 리 부총리의 이날 개막 연설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잠재 성장 여력이 충분한 아시아 각국이 자국의 시장을 키워나감으로써 역내 교역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뤄나가자는 데 초점이 맞춰줬다.
리 부총리는 이를 위해 중국이 재정ㆍ세제ㆍ금융ㆍ가격ㆍ소득분배ㆍ국영기업 등 여러 부문에서 전방위 개혁을 통해 내수 중심으로의 성장 모델 전환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개혁ㆍ개방을 가속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불공정 무역 비난, 시장경제 원칙 촉구 등을 의식한 듯 중국은 모든 경제 부문에 시장의 원리를 도입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리 부총리는 "내ㆍ외자 기업이 중국에서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예측 가능한 시장과 법률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공동번영을 위해 아시아 각국은 내부 성장동력을 각자 키워나가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시대에 각자의 우위를 지켜나가되 국내 수요를 발굴하고 자체의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노력을 배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시장은 현재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계 성장 기여율이 30%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리 부총리는 "중국의 경제는 아시아와 불가분의 관계로 가고 있다"며 "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국은 여타 아시아국과 동반자적 관계에서 협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저우원종 보아오포럼 총장은 "선진국 경기침체로 이들 국가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아시아 경제체제는 역내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중국은 이를 위해 국민소득 확대, 도시화 촉진 등의 정책을 통해 내수를 확대하는 경제성장 모델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