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없지만 최고 화이트해커 명예 얻어"

세계최고 해킹대회 '데프콘' 첫 우승 한국팀 금의환향
"좋은 멘토 만나 일취월장… 미래부 'BoB' 큰 도움"

최양희(앞줄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해킹방어대회(Def Con)' 우승 대표단 환영식에서 데프코 막내인 임정원(두번 째 줄 가장 오른쪽) 씨 등 우승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세계 최고 해킹대회 우승 데프콘의 막내 19살 임정원 “실력 있는 화이트해커로 명예 얻고 싶어… 내년에도 또 우승 도전”

“데프콘(DEFCON CTF) 대회에서 우승해도 상금은 없지만 (최고 화이트 해커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어서 만족해요. 우승팀은 내년에 자동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또 우승하고 싶어요.”

세계 최고 해킹대회인 데프콘에서 우승한 우리나라 ‘데프코(DEFKOR)’ 팀의 막내인 임정원(19·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1년·사진) 씨는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주재한 우승팀 환영식에서 기자와 만나 “화이트해커로서 구체적인 진로는 모르겠지만 높은 실력만 갖추면 다양한 길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승에 대한 뿌듯함을 거듭 표현한 임 씨는 1996년생으로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내 정보보호동아리인 사이코(Cykor) 소속 학생 8명과 라온시큐어 보안기술연구팀 3명, 조지아공대 박사과정에 재학자 등으로 구성된 데프코 멤버 중 가장 어리다. 데프콘은 제프 모스에 의해 지난 1993년부터 시작된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방어대회로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참여했다. 임 씨가 포함된 데프코는 지난 10일 한국 팀으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임 씨는 “고등학생 때인 지난해에도 다른 팀으로 대회에 나갔으나 그때는 하위권을 기록했다”며 “이번에는 과 동아리 학생들과 전부터 알던 라온시큐어 선배들하고 자연스럽게 팀을 결성했다”고 소개했다.

임 씨를 비롯해 데프코 멤버 상당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영재 출신이다. 게임 등을 통해 어릴 때부터 자나 깨나 컴퓨터만 생각하던 사람이 많다. 임 씨도 초등학생 때부터 컴퓨터를 즐기다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본격적인 해킹 공부는 고등학교 때 시작했으며, 고2 때인 2013년에는 미래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 2기에 참여하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니어 해킹방어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대학도 수능 없이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임 씨는 “데프코 멤버 가운데 학원을 다니면서 프로그래밍을 배운 사람은 없다”며 “BoB에서 실력 좋은 멘토를 만나면서 각종 대회 우승 경력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환영식에서는 최양희 미래부 장관, 임종인 청와대 안보특보,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 원장 등이 참석해 우수 화이트해커의 사회적 기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 장관은 “이번 우승을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 구현을 앞당기는 계기로 삼아 정보보호 인재를 조기에 발굴·양성하는 일에 더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화이트 해커(White Hacker)는 컴퓨터와 온라인의 보안 취약점을 연구해 해킹을 방어한다. 블랙 해커(Black Hacker)가 사이버 공간에 침투해 중요한 정보를 훔치거나 국가 주요 시설을 마비시키는 것에 맞서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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