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기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올 여름 서울에서 19년 만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17일까지 올해 들어 서울의 열대야 현상은 총 20회로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1994년 이래로 가장 많았다.
서울에서 열대야 현상은 지난달 5회, 이달 들어 17일까지 15회 발생했다. 이달 에는 10∼11일 밤사이 하루를 제외하면 매일 밤 열대야 현상을 보인 것이다.
밤에도 기온이 26∼27도를 유지하는 열대야에 시달린 시민들은 밤잠을 설친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열대야 발생 횟수에 비해 폭염 발생 횟수는 현저히 떨어졌다.
서울에서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 발생일은 지난 11일 하루뿐이었다. 대구·포항·울산 등 남부지방에서 연일 35도 이상을 기록하며 지역별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낮 기온은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이다.
서울에서 폭염에 비해 열대야 발생이 잦았던 이유는 대기가 습해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49일 동안 이어진 긴 장마가 끝난 뒤에도 잦은 소나기 등으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대기가 습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낮에 오른 기온이 밤에도 쉽사리 내려가지 않은 것이다.
이경희 기상청 통보관은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은 비가 온 날이 많아 낮 최고기온이 크게 상승하지 못한 반면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이 17일 오후 8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내린 폭염주의보를 해제함에 따라 지칠 줄 모르던 폭염의 기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부터 서울 등 중부지방은 아침 기온의 하강폭이 커 열대야가 나타나는 날도 줄어들 전망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