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내 삼성전자 등 수도권 소재 공장증설 허용

정부가 연내에 삼성전자 등 수도권 소재 공장의 증설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내수 및 투자위축 등으로 경기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참여 정부는 출범과 함께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 국가균형발전은 수도권으로의 쏠림 현상을 해소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수도권에서의 공장 신설이나 증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 유치 차원에서 LG필립스의 파주공장 설립을 허용한 후 `역차별`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된 데다 경기 위축과 함께 대기업들의 투자확대 필요성이 높아지자 국내 업체들에도 증설을 허용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정부가 수도권 공장 증설을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이달부터.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건희 삼성 회장 등 재계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 문제는 국가균형 발전 차원에서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수도권에서의 공장 신ㆍ증설이 허용될 경우 기업들의 투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화성공장 증설이 허용되면 2010년까지 기흥공장을 포함해 모두 7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쌍용자동차도 오는 2007년까지 1조8,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계획중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쌍용차는 증설이 허용되면 연내에 각각 3조5,000억원, 4,5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이 허용될 경우 기업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경기가 바닥권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1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쳐 그야말로 바닥을 나타냈다. 소비위축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출환경조차 밝지 않아 더 이상 투자부진 현상이 이어질 경우 경기부진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 상당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은 올해 약 3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정문재기자 timiothy@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