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나무 위 샷

아널드파머 4R, 볼이 나무 뒤 숨어

초보 골퍼라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샷에 고생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드넓은 페어웨이를 보며 다음 샷을 준비하려고 하면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유명 선수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다음 샷을 위해 나무 위에 올라가기까지 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가르시아의 10번홀(파4)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참나무 속으로 숨어 버렸다. 볼은 확인했지만 그곳은 4m가 훌쩍 넘는 굵은 나뭇가지 사이였다. 투혼을 발휘해 나무 위로 올라간 그는 캐디에게 아이언 클럽을 건네 받은 뒤 페어웨이를 등지고 한 손으로 볼을 툭 쳐 페어웨이 중앙으로 빼냈다. 나머지 한 손으로는 나뭇가지를 꼭 붙들고 있어야 했다. 이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 미국 골프채널은 “가르시아는 이름을 타잔으로 바꾸고 싶은가 보다”라고 평했고 가르시아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폭풍우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12개 홀에서 5타를 잃은 가르시아는 ‘나무 샷’ 때 무리를 한 듯 왼쪽 어깨와 아킬레스건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하고 말았다.

한편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2번홀까지 1타를 줄여 중간합계 12언더파로 선두를 질주했다. 재미동포 존 허(23) 등 2위 그룹에 3타 차로 앞선 우즈는 남은 16개 홀에서 1위를 지키면 단일 대회 최다승(8승) 타이 기록을 세우며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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