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이 만성화해 간암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유전자 변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돼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이효석 서울대 의대 간연구소장과 바이오 벤처기업 엔스엔피제네틱스의 신형두 사장은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런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국내 B형 간염 만성환자와 회복환자 1,400여명의 임상자료 및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TNF알파 유전자 변이가 B형 간염의 만성화에 깊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신형두 사장은 “이번 연구결과 TNF알파 유전자가 TNF알파-ht1으로 변이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화 가능성이 절반 가량으로 떨어져 감염 후 쉽게 회복되는 반면, TNF알파-ht2를 가진 사람은 만성화 가능성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B형 간염은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국내에선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B형 간염 환자의 간암 발병위험은 정상인의 2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우리나라와 중국, 아프리카 등의 B형 간염 발병률은 북미ㆍ유럽지역 국가보다 월등히 높다.
신 사장은 “이번 연구에서 B형 간염의 만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변이를 규명, 간염 발생 후 만성화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며 “B형 간염치로제 신약개발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질병에 대한 개인별 감수성 차이(유전자 변이 유무)를 규명하기 위한 이번 연구는 간염ㆍ간암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는 개인별 유전적 차이를 밝혀내 유전자진단 및 맞춤약 개발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유전학 학술지 `인간분자유전학(Human Molecular Genetics)` 10월1일자(인터넷판은 9월15일)에 게재될 예정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