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 이틀째인 17일 사망자인 고 박인규(58) 기장과 고종진(37) 부기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2층에 자리한 고 박 기장의 빈소에서는 유가족들이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고인의 곁을 지키다가도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지들이 찾아오면 눈물을 쏟아냈다. 한 층 위인 3층에 마련된 고 부기장의 빈소에서도 비통한 표정으로 조문객을 맞이하는 유족들을 볼 수 있었다.
LG전자 등 그룹 관계자들도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CSR 팀장을 맡고 있는 김영기 LG그룹 부사장과 이영하 LG-히타치 워터솔루션(수처리사업부문) 대표가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으며 김 부사장은 "마음이 너무 슬퍼 할 말이 없다"며 "회사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나던 김 부사장은 "비통하다"며 "두 분이 잘 가시길 빌고 LG로서도 마지막까지 임무를 다해주신 두 분들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4시경에는 공군 제6탐색 구조 비행전대 소속 조종사들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헬기 충돌 사고의 당사자인 삼성동 아이파크 주민들은 아직도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사고 현장의 헬기 잔해는 치워졌지만 헬기가 충돌해 외벽과 유리창이 부서진 102동 21∼27층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지상에는 낙하물에 따른 사고를 우려해 설정한 출입금지 구역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충돌 위치에도 가림막이 설치됐지만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철근과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이파크에 사는 한 주민은 "집에 들어가도 2차 사고 등의 우려 때문에 안전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여러모로 불안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지금은 일상과 다를 바 없지만 어제는 소리도 너무 컸고 진동도 느껴질 정도라 무서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