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증시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일 도이체방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주 유럽 이쿼티펀드에서 6억2,500만달러가 순유출된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이쿼티펀드로는 5억7,400만달러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 이쿼티펀드에서 4주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는 국제 투자자금 흐름의 역전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면서 증시자금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유럽이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경제가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자들의 이탈 요인으로 지적된다.
핸더슨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토니 돌핀 이사는 “고유가가 물가상승을 계속 자극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유럽 증시가 올 들어 미국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점도 자금이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희석되자 유럽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자금 이탈 속에 유로피안 다우존스 600지수는 지난달 4.7% 하락, 지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CAC 40지수도 지난달 3일 연초 대비 21% 오르며 고점을 기록했지만 현재 연초 대비 상승률이 13.5%로 줄어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