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부채증가 속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S&P는 최근 열린 한 포럼에서 완다·헝다디찬·아오위안·화난청홀딩스·쉬후이·푸리 등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들이 사실상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가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경고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S&P가 지목한 업체들은 중국 내에서 부동산 개발 투자 불패신화를 이끌어온 기업들로 대주주들이 중화 100대 부자로 꼽힌다.
S&P가 이들 업체의 자금사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경고한 것은 지나치게 높은 차입투자 비중 때문이다. 대부분 업체들의 지난해 부채 증가율은 50%를 넘어섰으며, 특히 헝다디찬의 경우 지난해 총부채가 전년 대비 2배나 증가했다. 런허상업과 헝성디찬과 같은 중형 부동산개발사의 경우 달러화 채권 만기가 오는 2015년에 한꺼번에 몰려 있어 뚜렷한 실적개선이 나타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고 S&P는 지적했다.
투자 불패신화를 이끌던 대형 부동산 업체의 자금사정이 악화한 배경에는 발행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달러화 채권 발행비용 증가가 있다. 발행비용 증가로 지난달 중국 10대 부동산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전월 대비 73.3% 줄어든 31억5,000만위안에 그쳤다.
문제는 이미 조달한 해외채권에 대한 비용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5월까지 10대 부동산 기업이 조달한 자금의 72.6%가 해외에서 달러화로 조달된 것이다. 화룬·야쥐러·자오상 등이 각각 120억위안의 자금을 끌어왔으며 푸리도 60억5,300만위안의 해외자금을 조달했다. 장다웨이 중위안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위안화 가치 하락이라는 외부요인에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세로 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조달비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도 부동산 업체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 관련 담보대출한도를 축소하고 대출금 지급을 미루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4월 중국의 개인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나 줄어든 1,077억위안에 그쳤다. 푸베이 S&P 애널리스트는 "해외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중국 내 은행 대출이 막히면 소형 부동산 업체부터 디폴트의 위험에 몰리며 전체 부동산 업체들도 자금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