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경쟁과 주입식 수업, 계량 평가를 통해 똑똑한 인재를 키웠다면 이제는 함께하는 교육, 체험식 수업과 사회봉사 등을 통해 창의적이면서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정윤(53ㆍ사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세계 100위권에 있던 때와 10위권에 있을 때의 인재양성 방식과 목표가 달라져야 한다"면서 "창의성 계발과 활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것이 미래 인재육성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 들어 창의ㆍ인성 교육이 강조되면서 과학창의재단의 역할과 위상이 부쩍 커졌다. 지난 2008년 과학문화재단에서 과학창의재단으로 이름을 바꾼 것에서 알 수 있듯 과학기술 문화 진흥에 주력하던 재단 사업이 창의적 인재육성과 미래융합문화 개발ㆍ보급 등으로 확대됐다. 정 이사장은 "창의성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교육이 가능한 공간과 쉽고 재미있는 교육프로그램, 우수한 교사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면서 "산학연 교육기부,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 선진화된 교사연수 등으로 창의ㆍ인성 교육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창의ㆍ인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교육과정이 크게 바뀌었고 교과서 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고교 1학년들은 '융합과학'을 배운다. 그동안 과학 과목은 물리ㆍ화학ㆍ생물ㆍ지구과학 등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과목 간 벽이 높았다. 지금은 융합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분야가 많아졌다. 나노 분야는 어디서 배울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이다. 융합교육은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바탕이다. 창의적 체험활동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재단에서는 창의ㆍ인성 교육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 ▦모든 교과목의 인성적 요소와 창의적 요소를 분석해 적합한 교수법을 제시했다. 교사연수도 창의ㆍ인성 교육에 맞춰서 하고 있다. 가정ㆍ사회에 연계된 체험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창의성 교육을 위한 교재 보급을 위해 지난해 창의리소스센터를 출범시켰다. BBC 등 해외 방송사 프로그램도 대량 구입했고 미국 과학리소스센터 등에서 리소스를 많이 확보했다. 교재개발도 하고 있다. '과학교양' 교과서 제작을 최근 끝마쳤다. 과학 중점학교에서 사용할 계획인데 기존 과학 교과서와는 체계와 내용이 판이하다. 스포츠에 숨어 있는 과학적 요소를 가르치는 식이다. -산학연 연계를 통한 교육기부 운동도 하고 있는데. ▦교사의 일방 수업은 과거 방식이다. 학교에서는 함께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서로 대화하고 실험ㆍ관찰하는 형태로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에는 학교라는 공간과 교사, 콘텐츠 위주로 교육이 진행됐다면 앞으로는 사회ㆍ가정과도 연계돼야 한다. 교육기부 운동은 기업ㆍ연구소ㆍ대학의 각종 시설과 프로그램을 학교 교육과 긴밀하게 연계시키고 전문가들을 활용하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다. 2월 우리나라의 대표적 항공기 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과학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교사들은 기업이 제공한 시설과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학교 현장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과학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여름방학 때는 학생들도 참가한다. -교육기부 운동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 ▦과거에도 기업들이 교사ㆍ학생을 대상으로 견학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시설을 보여주고 소개하는 데 그쳤다. 교육기부 운동이 기존 견학 프로그램과 다른 것은 교육과정과 연계한다는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초ㆍ중ㆍ고교 교육과정과 연결된 프로그램을 짠다. 요즘 기업들이 사회적 공헌 활동을 중시하기 때문에 교육기부 운동에도 적극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대기업 10군데 정도는 참여하도록 할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와도 업무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출연 연구기관과 미술관ㆍ과학관ㆍ박물관 등도 참여하고 있다. -과학기술 문화 진흥이 재단 본연의 역할이다. 과학문화 확산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그동안 경제성장을 위해 과학기술 개발에 집중한 반면 과학지식의 이해나 사회적 영향 등 의식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 이제는 과학기술이 사회 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끄는 시대다. 국민들의 과학적 사고가 풍부해져야 사회가 발전한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과학을 생활화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 읍ㆍ면ㆍ동에 500여개의 생활과학 교실을 운영하고 대학생들이 농촌과 도서 지역 등을 방문해 학생들에게 과학 교육을 해주는 과할마당도 호응이 크다. 청소년 과학활동을 지원하는 데 국한되지 않고 기후변화ㆍ에너지ㆍ물ㆍ식량ㆍ질병 등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데 재단이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