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북한의 무역 의존도가 빠르게 확대되는 반면 무역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3일 발표한 ‘북한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 심화와 한국의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북ㆍ중 무역이 북한 총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7%에 이른다. 이는 2003년의 42.8%보다 5.9%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며, 지난해 상반기에도 대중국 무역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43.3%나 폭증했다. 이는 북ㆍ일 관계가 악화되며 대일 수출물량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들자 부족한 에너지, 생산 원자재, 소비재 등을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무역량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북한의 대중국 무역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2004년 북한의 대중국 수출특화 품목은 15개에 불과했지만 수입특화 품목은 78개나 됐다. 특히 98년부터 2004년까지 북한의 대중국 수출특화품 중 무역특화지수가 평균 0.5 이상인 품목은 어패류ㆍ금속광물ㆍ목재ㆍ비단ㆍ골동품 등 5개에 불과하며 같은 기간 대중국 수입특화 품목은 84개로 12개에 불과한 수출특화 품목의 7배에 이른다. 조명철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대외경제가 장차 한반도 통일경제에 유리하게 형성되도록 대중국 의존도를 대한국 의존도로 대체하고 남북 경제관계가 북ㆍ중 경제관계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거래제도와 환경을 조성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제도 구축과 적용, 물리적 통로의 경쟁력 확보, 새로운 물류ㆍ통행ㆍ통신ㆍ통관체계 확립, 남북한 자유교역 추진, 남북한 산업의존도 확대, 중국의 경제정책 및 경제개발전략 활용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