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100세 시대] 건강진단과 재무진단

자산운용도 건강검진처럼 정기체크 필요
전문가 도움 최대한 활용하는게 바람직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요즘 일교차가 심해진 것을 느낄 때면 어느덧 가을도 막바지에 다다른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늘 이맘 때가 건강진단을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번에도 별다른 문제는 없는지, 건강지표들은 좀 좋아졌는지 아무래도 이것저것 신경이 많이 쓰이게 된다.

보통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많이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질환(당뇨병, 관절염, 골다공증 등)은 40대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증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망원인 질병인 암도 대부분 35세부터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해 40세부터는 발병률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40세 이후로는 반드시 1년마다 정기적인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렇게 건강진단을 받는 이유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미리 잘 체크해 문제가 발견되면 조기 치료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100세 시대의 도래에 따라 건강관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재무진단도 대상만 다를 뿐 건강진단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재무진단도 일정 수준 재산이 모이면 정기적으로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진단을 통해 몸 상태를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것처럼 재무진단도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자신의 자산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관련 기관과 전문가의 도움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스스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각종 의료기관을 통해 정확히 진단을 받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효율적이다. 재무진단도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자산운용 상태나 과거의 투자방식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보다는 재무진단을 받고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전문가들과 상담한 뒤 좀 더 다양한 투자처를 모색하는 게 좋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아무리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받는다 해도 운동부족, 음주, 흡연 등 평소 생활습관이 좋지 않다면 몸 상태가 좋을 리가 없다. 묻지마 투자, 분에 넘치는 과소비, 무리한 대출을 이용한 자금조달 등 자산관리 습관이 좋지 않다면 아무리 많은 재무진단을 받더라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지난 2012년 '경제수명'이라는 개념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은퇴 전 준비한 자산으로 은퇴 이후 필요한 생활비를 사용했을 때 몇 세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를 계산한 나이다.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나이를 의미하는 '건강수명'과 비교할 수 있는 개념이다. 행복하고 활기찬 100세시대를 위해 '건강수명'과 '경제수명' 모두 잘 챙길 수 있도록 '건강진단'과 '재무진단'을 적절하게 잘 활용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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