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실적 전망

경기침체로 실제와 큰 차이
'빛 좋은 개살구' 투자 주의를

국내 대표 건설회사인 GS건설은 지난해 2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9조5,170억원의 매출액과 5,550억원의 영업이익을 제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딴판. 실제 2012년 매출액은 9조2,896억원 가량으로 줄고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회사측은 “해외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진이 급감한 탓”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적 전망치는 결국 ‘빚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만 셈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일부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크게빗나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코스닥 상장회사인 라이브플렉스도 지난달 31일 2012년 실적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지난해 7월 2일 570억원으로 예측했던 매출액은 441억원으로 또 118억원이라 점쳤던 영업이익은 예측 수치를 발표한 지 6개월 만에 6억원 가량으로 크게 줄였다. 뉴인텍은 1월 8일 정정공시에서 지난해 매출액 전망치를 599억원에서 456억원으로 또 영업이익은 27억원 흑자에서 20억원 적자로 바꿨다. 지난해 7월 19일 핑크빛 실적 전망은 내놓은 지 6개월 만이다.

이외에 웅진케미칼은 지난 해 600억원으로 제시했던 영업이익 전망치를 184억원으로, 신흥기계는 150억원으로 추산했던 영업이익을 89억원으로 줄였다. 나우콤, 에프에프에이, 유아이디 등도 지난 해 초나 중반에 제시했던 전망치를 최근 3개월 내 고쳐 다시 공시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래 실적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그 차이가 20% 이상 나거나 흑자로 알린 뒤 적자로 바뀔땐 상장회사는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투자정보 차원에서도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일정 수준 이상 변동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회사의‘고무줄’‘엉터리’실적 예측이 여전히 줄지 않아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상장회사 매출액 전망치가 실제보다 50% 가량 줄거나 흑자로 예상했던 영업이익이 실제로는 적자를 기록할 경우 심사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 코스닥시장도 ▦매출액 50% 이상 감소 ▦적자 전환 ▦매출액 30%, 영업이익 50% 감소 등 사유가 발생하면 해당 상장회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는지 여부를 조사한다.

한 상장회사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가 자율공시로 운영되면서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한국거래소가 시행 중인 안전장치를 한층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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