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株 또 곤두박질

천리안 발사연기에 줄줄이 약세
쎄트렉아이 이달만 27% 하락

나로호 발사 실패에 이어 천리안 발사까지 연기되면서 우주항공 관련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증시에서 이날 기상ㆍ통신ㆍ해양용 국내 첫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발사가 연기됐다는 소식에 우주항공주들이 줄줄이 약세를 기록했다. 인공위성 개발업체인 쎄트렉아이가 1.97% 하락한 2만4,850원으로 마감된 것을 비롯해 발사체 관련 설비업체인 한양이엔지(-2.46%),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한양디지텍(-2.10%), 장비ㆍ제어업체인 비츠로테크(-2.99%), 위성체 제조업체인 AP시스템(-2.02%) 등도 하락했다. 천리안 위성이 당초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프랑스 발사체로 발사되려 했고 이번 연기도 발사체 때문이라 해도 국내 우주항공주에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지난 10일의 나로호 2차 실패에 이어 우주항공 업체에 연타를 가한 것이다. 대표주로 평가되는 쎄트렉아이는 이달 들어 27.6%나 떨어졌는데 이는 2008년 6월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월간 하락폭으로는 최대치다. 한양이엔지와 비츠로테크, AP시스템도 이달 들어 각각 38.0%, 49.6%, 27.1% 떨어졌다. 당초 우주항공주들은 지난해 8월 나로호 1차 발사를 앞두고 우주항공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었다. 쎄트렉아이는 나로호의 수혜전망이 밝지 않았음에도 6만2,500원까지 오르면서 '대박주' 로 불렸다. 하지만 1년 만에 3분의1 토막 처지가 됐다. 우주항공 분야 자체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실패도 많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테마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우주항공 관련 업체들이 대부분 전기전자업종에서 파생됐다는 점에서 현재의 주가 수준이 거품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셈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어쨌든 정부 주도로 올해와 내년에 위성발사가 잇따라 추진될 예정이어서 테마를 넘어 신생산업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잇단 실패가 부각되면서 추가 하락 시나리오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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