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한 무역기술장벽(TBT) 건수가 일본의 3배, 중국의 2배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중국 등 세계 주요 무역국가들은 무역 원활화를 위해 비관세 장벽인 TBT 통보 건수를 줄이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WTO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올해 WTO에 비관세 장벽인 TBT를 통보한 건수는 지난 9월 말 기준 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럽연합(EU) 전체 28개국의 TBT 통보 건수(70건)와 맞먹는 수준이다.
무역 경쟁국인 일본(19건)보다는 3배가 많고 상대적으로 비관세 장벽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40건)보다도 1.7배나 많았다 . 캐나다(21건), 미국(49건)과 비교해도 많다.
TBT는 WTO 회원 사이에 교역을 할 때 관세 이외에 기술 규정이나 표준, 수출 절차 등 무역에 불필요한 규제를 만드는 비관세 장벽이다. WTO 회원국들은 협정에 따라 자유로운 무역거래를 위축시키는 TBT가 발생하면 WTO에 통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TBT 통보 건수는 지난해 45건에서 올해 9월 기준 68건으로 늘어났다. 중국이 90건에서 40건으로 줄었고 미국이 지난해 103건에서 올해 49건, EU가 93건에서 70건, 일본이 38건에서 19건으로 줄어든 것과는 반대로 간 것이다.
우리의 TBT 통보 건수가 늘어난 것은 의약품과 준의약품, 화장품 등 보건 관련 규제가 32건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오토바이·전기제품 등과 관련된 안전규제도 15건을 기록했고 라벨링(6건), 통신·라디오(6건)와 관련된 TBT도 많았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보건과 관련된 세부 규제들이 늘어나면서 TBT 통보 건수가 늘었다"며 "TBT 통보 건수가 많은 것은 해외에 국내 규제와 관련된 사안을 신속히 알려 WTO 협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