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합동음악회 연다

퇴직경찰모임 무궁화악단 오늘 합동공연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과 손자뻘되는 초등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60년 세월을 뛰어넘는 「사랑의 하모니」를 연주한다. 퇴직 경찰공무원들로 구성된 무궁화 악단 30명과 연천군 노곡초등학교 고적대 29명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8일 28회 어버이날을 맞아 구의동 서울어린이대공원 야외음악당에서 합동연주회를 갖는다. 이날 연주회는 학생고적대의 마칭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악단의 개별연주, 그리고 「내 초원 작은 집」「엄마야 누나야」「I'M STILL LOVING YOU」등의 합연으로 진행된다. 무궁화악단 申東浩 단장(74·성동문화원 부원장)은 『어버이날하면 무조건 아랫사람으로부터 선물만 받는 수동적 위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단원들은 비록 고령이지만 손자뻘되는 초등생들과 협연을 통해 세대차를 극복하고 진정한 효의 의미도 다지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무궁화악단은 경찰악대를 명예퇴직한 70세 안팎의 고령자로 구성됐지만 작년 8월 창단후 파고다공원 노인들을 위해 공연을 하거나 구청행사에 자원봉사하는 등 나이를 잊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악단 최고령자인 트럼본 연주자 김영직(77)씨는 『나이가 들어 연주하는데 힘이 드는게 사실이지만 초등학생들과 함께 연주를 하니 나도 어느 덧 초등학생이 된 듯 힘이 펄펄 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연천 노곡초등학교 고적대는 18년 역사를 지닌 악단으로 전국 마칭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는등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전교생이 60여명뿐인 작은 학교지만 모두가 악기 한가지 이상은 다룰줄 아는 음악학교로도 유명하다. 이번 연주회는 4~6학년 29명이 참가한다. 고적대 악장 6학년 원은주양은 『연습하면서 할아버지들이 사소한 것같지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과자도 사주셔서 참 좋았다 』며 『어버이날 하면 뭔가를 해줘야하는 날로 알고 있었는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새롭다』고 말했다. 이들 할아버지·초등학생악단은 참다운 효란 비싼 선물과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항상 자식들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영일기자HANUL@SED.CO.KR 입력시간 2000/05/0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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