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폄하 하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사익을 얻으려 해서는 안됩니다”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1층 방송실에서 계엄군 진입 직전 마지막 방송을 한 박영순(56·여·사진)씨가 5일 광주지법 형사 12부(홍진표 부장판사)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시민 여러분, 계엄군이 오고 있으니 도청으로 와주십시오.” 애절했던 당시 그의 목소리는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여대생이었던 박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부화 수행이라는 생소한 죄목으로 검거돼 징역 1년을 확정받아 복역하다가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21살 여대생은 중년이 돼서야 재심을 청구했다. 박씨는 법정에서 “자녀들에게 더 떳떳하게 5·18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청구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박씨는 “공직생활을 한 남편은 나 때문에 불이익을 겪기도 해 죄책감도 있었다”며 “35년만에 무죄 판결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무죄 판결을 받지 못하고 폭도로 몰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마지막 한명까지 누명을 쓰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