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역 판교·파주신도시 유력

'토지임대부'가 분양가인하 효과 더욱 직접적
사실상 공공임대…수요자들 반응에 성패 달려


후보지역 판교·파주신도시 유력 '토지임대부'가 분양가인하 효과 더욱 직접적사실상 공공임대…수요자들 반응에 성패 달려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당정이 22일 당초 예상됐던 '환매조건부' 외에 '토지임대부' 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도 내년 중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기존 분양ㆍ임대로 이원화된 주택공급 체계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실험이 본궤도에 올랐다. 당정이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보인 토지임대부까지 시범사업에 포함시킨 것은 정부와 여당이 의도적으로 한나라당의 반값아파트 도입방침을 무력화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당정의 시범사업 실시 합의로 '반값 아파트'를 둘러싼 여ㆍ야ㆍ정간 신경전도 당분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범사업지구는 어디=일단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분양의 시범사업은 동일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 제도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동일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시범사업 시기가 내년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12월 아파트 공급이 시작되는 파주 운정 신도시 2단계 지역이 유력후보지로 꼽힌다. 입지가 양호하고 아직 실시계획 승인 전인데다 택지공급도 이뤄지지 않아 시범사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연내 실시계획 승인이 예정돼 있지만 사업시행자인 주공과 건교부가 합의하면 승인 시기를 늦추는 데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시범사업인 만큼 개발계획을 일부 수정하고 실시설계에 반영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 옥정(2008년 3월), 수원 광교(2008년 9월), 송파(2009년 9월) 등 아직 실시계획 수립 이전단계 신도시들은 시범사업 계획을 반영하긴 쉽지만 실제 사업시기가 오는 2008년 이후로 늦춰지는 문제가 있다. 판교도 내년 공급되는 공공분양 1,280가구, 전세형임대 2,068가구 중 일부를 토지임대부ㆍ환매조건부 분양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이미 실시계획은 물론 상당수 공급이 진척된 상태여서 계획 변경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인하 효과는=환매조건부 분양은 중소형이냐 중대형이냐에 따라 분양가 인하 효과는 차이가 커질 전망이다. 중소형의 경우 택지를 조성원가 기준으로 낮춰 공급하고 건축비를 표준건축비 수준으로 내리면 20% 안팎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중대형 아파트는 환매조건부여서 굳이 채권입찰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어 분양가 인하폭이 더욱 커진다. 지난 8월 공급된 판교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채권손실액이 1억800만원에서 최고 3억1,200만원에 달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의 초기 분양가 인하효과는 환매조건부보다 크다. 분양가 3억7,300만원인 판교 신도시 33평형 아파트의 경우 토지비가 2억1,000만원, 건축비가 1억6,300만원으로 구성돼 있다. 토지를 분양대상에서 제외하면 단순계산으로 44% 수준인 1억6,300만원에 공급할 수 있다. 관심사는 2억1,000만원의 토지비용 중 얼마를 어떤 형태로 '월임대료'로 받느냐다. 땅값 전체를 월세로 받는다고 가정하고 연 5.5%의 금리를 적용하면 월 96만원을 내야 한다. ◇'수요자 반응'이 키워드=여야가 내세우는 양대 '반값 아파트' 정책의 승패는 수요자들의 손에 달렸다. 정부가 두 제도를 동시에 시범사업으로 채택한 것도 원론적인 공방을 종식시킬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환매조건부의 경우 과도한 시세차익을 차단해 가수요를 억제할 수 있어 '분양 후 집값 안정' 효과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하지만 분양가 인하 효과가 낮아 공공분양에 비해 수요를 끌어들일 매력은 적다는 게 흠이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환매조건부 역시 분양아파트이기 때문에 당첨이 되면 당분간 아파트 청약자격을 상실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환매조건부보다는 환매 제약이 없는 공공분양 아파트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은 공급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높지만 토지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서는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용적률을 높이면 주거여건을 악화시킨다는 부담이 있어 시범사업 과정에서 이 같은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제도를 모두 시범사업으로 채택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수요자의 손에 넘어간 만큼 정치권도 시범사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소모적인 논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2/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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