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신탁 최종부도
어음 838억 막지못해…금융시장·업계 '파장'
한국부동산신탁이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이 교환에 돌린 838억7,0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2일 오전 최종부도 처리됐다.
공기업 최초로 부도사태를 맞은 한국부동산신탁은 이에 따라 채권단에 의해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이며, 시행중인 공사의 중단과 함께 상가 및 아파트 계약자 2만여명이 큰 피해를 입는등 총 피해액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큰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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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건설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 및 부동산신탁사들에게도 악영향을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원태 외환은행 상무는 이날 오전 "무담보채권 전액을 출자전환하고 담보채권의 이자는 2년간 유예해주는 내용의 채무 재조정안을 마련해 경영정상화를 꾀하려고 했으나 채권단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삼성중공업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고 밝혔다.
주 상무는 또 "한국부동산신탁의 부실규모가 워낙 커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을 도모하더라도 새로운 위탁자를 찾기 어려운데다 각 사업장별로 처한 상황이 크게 달라 법정관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혀, 청산절차 돌입이 불가피 함을 시사했다.
한국부동산신탁은 현재 65개 사업장 가운데 33개 사업장은 이익이 나지 않아 제3자 매각을 추진 중이며 매각에 따른 손실은 사업장별로 별도로 산정, 채권단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5일에 이어 31일 또다시 1,276억원에 달하는 공사대금에 대해 채권단에서 지급보증을 해달라고 요구하며 838억원 규모의 어음을 교환에 회부, 2일 아침까지 채권단과 밤샘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