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글로벌머니, 소셜커머스 판 흔드나

美 사모펀드 KKR, 티켓몬스터 인수 임박
신현성 대표 컨소시엄 참가… 티몬 되찾아 진검승부 예고
쿠팡 지난해 4억弗 유치… 시장 1위 지키기 총력전
반격 준비하는 토종 위메프… 막강한 현금력 최대 무기


출범 5주년을 맞은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이 글로벌 자본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글로벌 자본이 속속 유입되면서 티몬·쿠팡·위메프로 나뉜 구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 KKR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티켓몬스터(티몬) 경영권을 그루폰으로부터 인수하는 협상을 마무리하고 최종 사인만 남았다. 이번 계약으로 KKR컨소시엄은 티몬 지분 100%를 보유한 그루폰으로부터 지분 59%를 4억7,200만달러(약 5,17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KKR컨소시엄에 현재 티몬을 이끄는 신현성 대표가 참여했다는 점이다. 신 대표는 2010년 국내 첫 소셜커머스업체인 티몬을 설립한 뒤 이듬해 미국 리빙소셜에 매각했고 이후 리빙소셜이 그루폰에 지분 전량을 넘긴 뒤 줄곧 회사 경영만 맡아 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신 대표는 다시 자신이 만든 회사를 되찾아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대표가 창업 이후 계속 경영하고 있지만 그루폰에 지분을 넘긴 이후 모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았다"며 "결국 컨소시엄을 통해 회사 경영권을 되찾은 뒤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1위인 쿠팡은 일찌감치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고 시장 수성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해 미국 자산운용사 세쿼이아캐피탈과 블랙록으로부터 각각 1억달러와 3억달러를 투자받고 실탄을 두둑이 챙겼다. 미국 IT업계는 쿠팡의 자산가치를 2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업계 최초로 선보인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이 서비스 도입 1년 만에 위법 논란에 휘말리면서 이를 타개할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티몬과 쿠팡이 글로벌 자본을 잇따라 유치하면서 토종 업체인 위메프의 대응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위메프는 게임업체 네오플을 설립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 대표는 네오플을 넥슨에 판 뒤 이를 부동산에 투자해 자산만 1조원 넘게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실탄이 경쟁사보다 여유로운 만큼 막강한 현금을 앞세워 반격의 칼날을 들이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출범 첫해인 2010년만 해도 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조3,000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모바일쇼핑의 확산으로 올해는 5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소설커머스가 전자상거래의 주축으로 자리잡자 소셜커머스 '빅3' 외에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CJ오쇼핑까지 잇따라 소셜커머스 형태의 서비스를 내놓는 등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식점 할인쿠폰으로 시작한 소셜커머스가 이제는 생필품과 신선식품까지 판매하면서 대형마트의 입지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소셜커머스 시장이 '치킨게임'으로 자리잡으면서 결국 마케팅 경쟁에서 시장의 판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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