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통음악 명인무대 나란히 연다

평소 좀처럼 듣기 힘든 전통음악 명인들의 무대가 마련된다. 양금의 김천흥옹과 가야금의 황병기씨 모두 같은날(30일) 무대를 마련, 평생 닦아온 음악세계를 보여준다.심소 김천흥(국립국악원 원로사범)옹은 조선말 궁중에서 춤을 추던 무동 가운데 유일한 생존인물. 한국 국악학계의 제1세대 학자인 만당 이혜구 서울대 명예교수와 더불어 국악계 최고의 원로로 지난해 구순을 맞았다. 김옹은 양금은 물론 야금, 아쟁, 가곡, 춤에 두루 능하고 맑은 인품으로 존경받는 거인이다. 중요무형문화재 39호「처용무」 기능보유자로서 국내 전통무용 계승발전에 헌신해 온 김옹이 30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제자들과 함께 「심소 김천흥 선생 양금 발표회」를 갖는다. 숟가락처럼 생긴 채로 철사줄을 때려 연주하는 양금은 가늘고도 조용한 성음이 멀리까지 퍼져 나가는 특유의 음색을 갖고 있으며 합주에선 음정의 높낮이나 빠르기를 유지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곡이나 영상회상 등 정악 연주에 없어서는 안될 악기로 사랑방이나 대청에서 연주되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큰 공연장으로 옮겨오면서 강한 조명에 줄이 늘어지고 조율이 어려워 요새는 무대에서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이번 발표회는 김천흥옹과 강단이나 예술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후진들이 그 독특한 음색과 특성을 선보임으로써 양금의 「존재」를 확인시키기 위해 마련된 무대다. 양금독주 또는 관현악합주로 「도드리」, 가곡 중 「언락·편락」, 「취타」, 「천년만세」같은 전통곡과 함께 2대의 양금과 가야금의 중주곡「겨울 봄 여름 가을」(작곡 이성천)을 위촉, 독주악기로서 양금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서울대교수 김정자와 원광대교수 임재심, 이지영, 홍선숙, 조유희, 김미숙, 김경희, 정연선 등이 출연한다. (02)580-3333 가야금 연주·작곡의 1인자 황병기씨가 30일 서울 여의도동 영산아트홀에서 가야금인생 36년을 풀어낸다. 프로그램은 최초의 창작 가야금 독주곡인 「숲」(63년)에서부터 최근작「달하 노피곰」(96년)까지 대표작 7편. 「비단길」「침향무」두 곡을 직접 연주한다. 나머지는 그의 1세대 제자로 가야금계를 이끌고 있는 서울대교수 이재숙(「달하 노피곰」), 한양대교수 양연섭(「숲」), 단국대교수 서원숙(「남도 환상곡」), 숙명여대교수 김일륜(「춘설」)이 맡는다. (02)3703-7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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