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서운 '바이코리아(Buy Korea)'에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넘어서며 박스권 상단을 찍었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연기와 미 정부폐쇄(셧다운) 사태가 진정되며 코스피지수가 랠리를 지속할 것 같았지만 환율이라는 요소에 발목이 잡혀 다시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8월 말 이후 국내 대형주들 가운데 ITㆍ자동차ㆍ조선ㆍ화학 관련주들을 대거 쓸어 담았다. 외국인들의 최장기간 순매수행진이 마무리된 만큼 많이 대형주들의 차익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배당을 기대하고 다시 12월에 들어오기 전까지 대형주에 8~10월과 같은 강한 배팅이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11월에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잦아드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형종목들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보통 국내 증시는 미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을 한 달여 정도 앞두고 외국인들의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지수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추수감사절이라는 계절성요인과 그 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형주가 잠깐 쉬는 동안 시장의 관심은 중소형주로 종목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전체로 투자자금이 몰리기보다는 실적과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세가 중소형주로 몰리기 보다는 대형주의 차익매물이 나오는 가운데 순환매 차원에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형주 강세는 신흥국 증시에서 보이는 공통적 현상이고 선진국도 오히려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실적이 차별적으로 개선되는 중소형주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적합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증권은 11월 중소형주는 신규고객과 신규제품에 따른 성장성이 확대되는 종목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3ㆍ4분기에 보여준 좋은 실적이 내년까지 이어질 종목과 신 제품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로 엠씨넥스와 이녹스, 블루콤, ITX시큐리티, 코리아에프티를 꼽았다.
문현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이녹스는 4ㆍ4분기도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실적개선세가 지속돼 올해 매출액 2,033억원과 영업이익 378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고 블루콤도 이어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코리아에프티는 환경규제와 차량경량화 관련된 수혜주이며 엠씨넥스는 올해 국내 대형업체에 납품하는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참좋은레져와 백산, 성우전자, 나스미디어를 추천했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참좋은레져는 고가자전거와 여행업을 중심으로 수익이 꾸준히 늘어날 예정이고 백산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가 스마트기기관련 액세서리 판매에 집중하면서 정품케이스 판매량이 늘어나 수익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나스미디어도 모바일광고와 인터넷(IP)TV광고시장 성장의 최대수혜주고 성우전자도 신규 아이템인 카메라모듈 오토포커스 액츄에이터 관련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자동차부품업체 가운데 삼기오토모티브가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삼기오토모티브는 내년부터 중국 폭스바겐에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라며"중국의 자동변속기 채택비중 확대를 고려할 때 삼기오토모티브의 신규매출은 올해 100억원에서 내년 300억원, 2015년에는 55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1월 기대 중소형주로 서원인텍과 에스엠, 한미반도체를 선택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원인텍은 휴대폰 액세서리관련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에스엠은 슈퍼주니어 일본 돔투어와 샤이니 미니앨범 발매 등으로 하반기 실적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한미반도체도 실적안정성과 배당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