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주가 규칙에 따라 15번홀(파3)에서 맨발로 티 샷을 하는 동안 짐 퓨릭도 앉아서 양말을 벗고 있다. /용인=KPGA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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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들도 즐기는 스킨스게임은 홀마다 상금(스킨)을 걸어놓고 빼먹는 방식이다. 그 홀 1등이 아니면 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상금 획득의 열쇠다.
짐 퓨릭(37ㆍ미국)이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려내 ‘신한카드인비테이셔널 스킨스게임’에서 우승했다. 퓨릭은 15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ㆍ7,544야드)에서 펼쳐진 이날 이벤트경기에서 7,000만원의 상금을 획득, 3,800만원을 따낸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를 2위로 밀어냈다.
기회의 홀에 ‘올인’해야 하는 스킨스게임의 승리 비법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피로한 기색의 퓨릭은 초반 스킨을 따낸 허석호(34), 최경주에 끌려갔다. 상금은 말할 것도 없고 11번홀(파5)에서는 드라이버 티샷 OB를 내 구경만 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세계랭킹 3위에게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다. 5번홀부터 9개 홀 동안 상금이 쌓인 13번홀(파4). 최경주가 티샷 OB를 내고 허석호와 김경태(21ㆍ신한은행)의 세컨드 샷이 핀에서 멀리 떨어지자 퓨릭은 7번 아이언으로 핀 2.5m에 붙였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7,000만원을 삼켰다. 그는 “스킨스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스코어가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버디나 이글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퓨릭의 이날 성적은 1오버파에 그쳐 2언더파의 최경주와 허석호, 1언더파의 김경태보다 나빴다.
최경주는 2번과 3ㆍ4번홀 스킨 1,800만원을 따낸 뒤 15번홀(파3)에서 3m 버디로 2,000만원을 보탰다. 빈 손이 될 뻔했던 김경태는 2,600만원이 쌓인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핀 1m에 붙인 절묘한 웨지 샷으로 버디를 낚아 3위를 했고 허석호는 1,600만원에 그쳤다.
퓨릭은 익살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15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고 최경주에게 기회가 돌아가자 모자를 벗어 홀을 덮는 장난을 했고 18번홀에서는 버디 퍼트를 앞둔 김경태의 어깨를 주물러줬다. 이날 4명이 벌어들인 상금 전액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등에 자선기금으로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