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문화계 파워그룹] 김경훈 예감 대표

"내년엔 美케이블 TV서도 무언극 '점프' 영상 시청 가능"


2007 정해년(丁亥年)은 한국의 문화산업이 양과 질에서 큰 폭 성장한 한해였다. 창의적 사고와 문화적 감성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예술의 현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며 문화의 향기가 멀리 퍼져나갔다. 이런 성장에는 특히 남들보다 앞서 문화 산업에 몸을 던져 새로운 컨텐츠로 시장을 넓혀 나간 문화 리더들의 공이 컸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공연ㆍ영화ㆍ미술ㆍ출판 등 각 장르별로 일년을 발로 뛰면서 문화 시대를 이끈 주역들을 살펴본다. ● 200억투입 한국적 소재·마술·판타지 엮은

'마셜아츠Ⅱ' 2010년 상반기에 선보일것 서울 종로구 씨네코아 빌딩. 97년 영화관으로 개관한 이 건물에 내부 수리가 한창이다. 비(非)언어극 ‘브레이크 아웃’의 전용 극장이 4~5층에 새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6~7층은 배우들을 양성하는 ‘트레이닝 센터’로 개조하느라 분주하다. 건물의 변신을 주도한 건 9~10층을 사용하는 공연 기획사 ‘예감’. 지난해 9월 지하 2~3층에 무언극 ‘점프’ 전용관을 만들더니 어느새 건물 대부분을 사용하게 됐다. 올해 ‘예감’은 어느 공연 기획사보다 높이 뛰어올랐다. 일본ㆍ말레이시아 등 해외투어로 벌어들인 외화만 110만 7,000달러. 지난 11월 30일에는 창작 공연물 사상 처음으로 한국무역협회에서 수여하는 ‘100만불 수출탑상’을 받았다. 이보다 앞선 10월 9일에는 ‘점프’를 마침내 세계의 공연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무대에 올렸다. 예감 사무실에서 만난 김경훈(34ㆍ사진) 대표는 사업확장 계획을 다시 머릿속에 그려놓고 있었다. “현재 미국 디즈니사와 케이블 TV 콘텐츠 협상을 진행중이에요. 협상이 타결되면 내년 중순 케이블 TV를 통해 ‘점프’ 관련 영상물을 볼 수 있게 되는 거죠.” 다음 작품도 이미 구상에 들어갔다. “2010년 상반기에 선보일 ‘마셜아츠 II(가칭)’를 위해 현재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상태예요. ‘점프’가 중소형 공연이라면 ‘마셜아츠 II’는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할 대형 공연이고요. 한국적 소재에 마술과 판타지를 엮은 한국판 태양의 서커스 ‘카(KA)’라고 볼 수 있을 거에요.” 예감은 지난해 50억 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약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100% 성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 부산과 베이징, 하반기 상하이에 각각 ‘점프’ 전용관을 건립합니다. 여기에 주당 2회 공연횟수를 늘려 연중무휴체제로 공연 중인 서울과 현재 객석 점유율 85%로 비교적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뉴욕 공연을 합치면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형 퍼포먼스 만들기’에 몰두하는 줄 알았더니 그는 의외로 연극에 애착을 보인다. “공연 시장의 근간은 연극이에요. 연극이 없으면 다른 공연도 발전하기 어려워요.” 그는 올해 창작극 ‘천생연분’과 ‘인연’에 각각 7,000만 원을 지원하고 다른 연극인들에게 무료 연습실을 개방했다. 내년에는 자회사 격인 ‘브레이크 아웃’의 제작사 ㈜세븐센스를 통해 연극도 직접 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외뮤지컬 수입이나 라이선스 공연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창작 퍼포먼스 만드는 게 마음 편해요. 우리가 제일 잘 하고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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