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 공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주가가 떨어질 것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는 시장이 약세를 보일 때 유효한 투자기법으로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린 후 예상대로 주가가 내려가면 내려간 가격에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일평균 공매도 금액은 유가증권시장 3,679억원, 코스닥시장 639억원으로 총 4,318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가 공매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공매도는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인 1·2월에는 2,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3월 들어 3,000억원대로 증가했고 7월에는 4,000억원대까지 늘어났다. 특히 대형주들이 상장돼 있는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에 1,725억원이던 유가증권시장 일 평균 공매도액은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달에는 3,000억원대 중반을 넘어섰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보통주 가운데 공매도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중공업(010140)으로 공매도가 전체 거래량의 16.7%에 달했다. 한화생명(088350)(14.9%), 호텔신라(14.7%), 현대중공업(009540)(14.3%), 대우건설(047040)(14.2%), 하이트진로(000080)(13.6%), CJ프레시웨이(051500)(13.4%), 두산중공업(034020)(13.1%), 휠라코리아(081660)(12.6%), S-OIL(12.4%) 등도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실적시즌이 개막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공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탓에 실적을 발표하는 달에는 공매도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조선·제약 등 일부 업종의 부진한 실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주가 하락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