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대외악재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면서 중소형 인수ㆍ합병(M&A) 테마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당분간 지수 상승과 하락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개별 호재성 재료를 보유한 종목들에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M&A 테마를 형성하면서 급등한 종목들은 대게 M&A 성사 이후 펀더멘탈 상의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시적인 테마로 주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지만 기업 내재가치의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급격한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소형 M&A주 급상승=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쌍방울과 대한해운ㆍ새한미디어 등이 상한가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하나로통신과 남한제지ㆍ신호제지 등이 10%가 넘는 초강세로 마감했다.
쌍방울은 경영권 장악을 꾸준히 시도해온 대한전선 측이 최근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대한전선은 지분율이 32.52%로 SBW 홀딩스(27.5%)를 앞서고 있지만 지난 해말 주주명부 확정시 SBW홀딩스보다 지분율이 작아 경영권 장악에 한 차례 실패한 이후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대한해운 역시 지분 19.90%를 확보하고 있는 골라LNG사와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해외펀드인 펀리폰즈ASA(5.49%)의 전체 지분율이 25.39%에 달해 최대주주 지분율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이 회장 외 특별관계자들이 최근 주식을 매입, 지분율이 33.48%로 높아지면서 장내 주식 추가매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워크아웃 기업인 새한미디어는 채권금융기관이 M&A를 추진하기 위해 서면결의를 진행중이라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이밖에 각각 다른 개인 투자자가 적대적 M&A를 선언한 남한제지와 매각이 추진중인 신호제지 등도 이 같은 급등 대열에 합류했다.
◇주가 급락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전문가들은 이들 종목들이 일시적인 호재성 재료로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기업 내재 가치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호한 펀더멘탈을 보유한 종목과 주인 찾기에 나선 종목간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한해운의 경우 골라 LNG사의 분율 확보 후 전략적 제휴나 적대적 M&A후 시너지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여타종목의 경우 주인찾기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을 연출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이 당분간 횡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개인 매수세가 일부 종목에 편중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급등한 종목은 반드시 급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매매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생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인 찾기 과정에 들어간 종목의 경우 경영권 이전보다 새로운 최대주주의 자금 상황과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따라 내재가치와 주가가 결정된다”며 “단순히 M&A 테마를 겨냥한 매매보다는 실적을 근거로 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