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 곰팡이균 득실

10대중 4대서 폐질환 유발균등 검출
"가동후 첫 5분간 반드시 환기시켜야”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에어컨 오염실태조사 결과 가정용 및 차량 에어컨 10대 중 4대에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폐질환 등을 일으키는 기회감염균(Opportunistic pathogen)이 검출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 에어컨 필터를 정기적으로 청소하지 않고 에어컨 가동시 환기를 시키지 않는 등 에어컨 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은 최근 서울 및 수도권 49가구와 57대 차량의 에어컨 바람에서 미생물을 채취해 배양해본 결과 기회감염균이 가정용 에어컨의 38.8%에서, 차량용 에어컨의 42.1%에서 각각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검출된 기회감염균 중에는 치명적 폐질환의 일종인 아스퍼질루스증을 일으키는 아스퍼질루스 푸미가투스균도 3점 발견됐다. 이와 함께 알레르기와 천식 등을 유발하는 클래도스포리움균ㆍ알터나리아균 등 알레르기 유발균도 가정용 에어컨의 89.8%, 차량 에어컨의 84.2%에서 검출됐다. 기회감염균이나 알레르기 유발균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ㆍ환자 등에게는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게 소보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부 2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에어컨 먼지 거름 필터는 적어도 2주일에 한번씩 세척해야 하나 67.3%는 ‘한달 또는 그 이상에 한번씩 청소한다’고 답했으며 17.6%는 ‘전혀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냉방병 예방과 실내 곰팡이균 감소를 위해 필요한 환기에 대한 인식도 낮아 38.6%가 ‘에어컨 가동 후 환기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정희 소비자안전센터 박사는 “일반 실내 공기 중에서도 곰팡이균이 발견되지만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에서는 실내 공기보다 9배나 많은 곰팡이가 검출됐다”며 “필터와 냉각핀 등에 쌓여 있던 곰팡이가 바람과 함께 한꺼번에 분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특히 에어컨을 1시간 가동했을 경우 처음 3분 동안에 70%의 곰팡이가 배출된다”며 “에어컨 가동 후 첫 5분 동안에는 반드시 환기를 시키고 먼지 거름 필터와 냉각핀 청소를 적어도 2주에 한번은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