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벨기에전 티켓 전쟁 9만원짜리가 100만원까지 폭등

90달러(약 9만원)짜리 브라질 월드컵 입장권이 정상가의 10배 이상인 1,000달러(약 1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결승전 얘기가 아니다. 27일 오전5시(이하 한국시각) 열릴 한국과 벨기에의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이 그렇다.

조별리그에서 한국 경기는 현장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니다. 러시아와의 1차전 당시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나우의 관중석은 5,000석 이상이 비어 있었다. 너무 먼 나라라 한국에서 온 응원단도 100여명에 불과했다.

알제리와의 2차전 때도 만석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3차전은 다르다. 상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스타들이 넘쳐나는 벨기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장소가 상파울루이기 때문이다. 6만 브라질 교민 대부분이 상파울루에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 경기 날짜가 다가오면서 티켓 구하기가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교민 응원단 관계자는 20일 "가장 싼 90달러짜리 좌석이 1,000달러까지 치솟았다. 표를 미리 구해놓은 사람들이 월드컵을 기회로 단단히 한몫 챙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결승전의 가장 좋은 구역에 있는 좌석이 990달러다. 조별리그 경기가 결승보다 더 비싼 셈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벨기에전 입장권은 경기 한 달 전부터 거의 매진됐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교민들은 한국처럼 거리에서 대표팀을 응원한다. 한인거리로 유명한 상파울루 봉헤치로의 경찰사령부 광장에서 알제리·벨기에전을 관전한다. 2,500여명이 모였던 1차전 때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거리를 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전이 열리는 포르투알레그리 지역에는 한국·알제리의 이름을 딴 '한국길'과 '알제리길'도 최근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길 쪽에 사는 주민은 한국을, 알제리길 거주자는 알제리를 응원하는 재미있는 장면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알레그리의 기온은 이날 최저기온 5도까지 떨어졌으나 차차 따뜻해져 경기 당일인 23일에는 최저 15도, 최고 23도의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 예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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