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압승]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등서 젊은층 민심 이반 불러 켄터키·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서도 약진 견인
입력 2010.11.03 17:54:56수정
2010.11.03 17:54:56
미국의 ‘11ㆍ2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거머쥔 데는 풀뿌리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Tea Party)의 약진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또 민주당 텃밭인 미 동부지역에서 공화당의 약진한데다 민주당 지지층이 넓은 젊은 층과 흑인등 유색인종의 투표율 저조도 민주당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생적으로 조직된 미국의 보수주의 유권자 조직인 ‘티파티’는 올 초 시작된 예비선거에서 다수의 공화당 후보들을 배출해낸 데 이어 2일(현지시간) 실시된 본선거에서도 상ㆍ하원, 주지사를 대거 당선시키며 미국정치에 돌풍을 일으켰다.
‘티파티’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승전보를 알린 후보는 켄터키주 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랜드 폴 공화당 후보. AFP통신은 극우 보수주의로 알려진 그의 당선을 “보수성향의 풀뿌리 시민운동이 배출해 낸 최초의 미국 상원으로서 (티파티에) 상징적인 승리를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티파티’의 대표 후보로 플로리다주 상원 의석을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도 한때 공화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와 민주당의 켄드릭 미크 하원의원을 꺾고 티파티 돌풍의 주역으로 부상, 39세의 젊은 나이에 일약 공화당의 차세대 주자로 주가를 올렸다.
이 밖에 공화당 내 티파티 지지 후보들의 리더 역할을 해온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현역 상원의원 짐 디민트 후보를 비롯, 하원에서도 버지니아주 모건 그리피스 후보와 플로리다주의 스티브 서덜랜드, 뉴 햄프셔주의 프랭클린 귄타 등이 티파티의 지지를 받아 대거 의원직을 획득했다.
티파티의 약진에 따른 공화당의 승리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인식되던 동부지역의 판세도 바꿔 놓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뉴햄프셔 등 전통적인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도 민심 이반이 두드러졌다. 다만 뉴욕에서는 민주당이 저력을 발휘해 자존심을 지켰으며, 델라웨어주 상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크리스 쿤 후보가 티파티의 크리스틴 오도넬 공화당 후보를 대파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힘을 쓰지 못한 데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흑인과 젊은층의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 CBS방송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참여한 투표자 가운데 18∼29세 청년층 비율은 10%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지난 2008년 대선 때의 18%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흑인의 투표율도 10%에 그쳐 2008년 대선 때의 13%에 비해 3%포인트 줄었다.
투표에 참가한 18∼29세 유권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율이 59%, 흑인 투표자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이 90%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낮은 참여로 인해 사라진 민주당 표는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젊은 유권자들이 경기침체와 실업난에 절망해 투표를 하지 않은 한편으로, 공화당 지지비율이 60%를 웃도는 백인들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이 민주당의 패배와 공화당의 승리를 이끄는 데 한몫한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