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그레이트 체인지 코리아]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소프트파워가 곧 경쟁력… 향후 경제 키워드는 감동산업"감동이 미래 경제력이고 힘이 되는 시대 될 것경제 부국 도약하려면 창조적 인재 육성 필요지금같은 교육 틀론 안돼… 주입 보다 능력 끌어내야 정리=김지아기자 tellm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이어령(사진) 초대 문화부 장관은 그동안 한국사회에 변화의 시대를 예고하고 창의력에 대한 메시지를 부단하게 보내왔다. 이 전 장관은 "소 프트파워 시대의 경제 키워드는 감동산업" 이라며 "감동이 미래의 경제력이고 정치사회적인 힘이 되는 시대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만 76세인 노(老) 석학은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평생의 자신을 한 단어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크리에이터 (Creator)" 라고 답한 그는 "대단히 놀라운 시대가 오고 있다" 고 입을 뗐다. 이 전 장관은 "창조력과 상상력은 결재가 필요 없고 발현할 때도 조직이나 시스템을 통할 필요가 없으므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개인이 얼마든지 보상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고 단언했다.소프트파워 시대에 창조력이 충만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우리 사회가 창조적인 것을 사주고 놀라움을 표시할 수 있는 감성을 가져야 하며 이것이 부국(富國)을 만들고 세계로 나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정승양 문화레저부 차장 schung@sed.co.kr -요즘 전세계적으로 소프트파워가 화두입니다. 왜 소프트파워가 부상하는 걸까요.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모 든 게 획일화되고 물리적으로는 다루기가 쉬워졌지요. 하지만 정보가 국제적으로 빠르게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노출되고 개개인이 네트워킹된 시대에는 어느 하나를 통제해도 무수히 다른 선으로 이어가기 때문에 컨트롤하기 어려워집니다. 위협이나 위압이 아니라 문화의 힘이나 언어·매력 같은 것들이 부슬비에 옷이 젖듯 24시간 스며들며 힘을 발휘하는 소프트파워시대가 힘을 받는 배경입니다. 소프트파워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소프트파워 시대에 문화와 예술은 왜 더 중요해지는지요. ▦하드파워를 무시하자는게 아니라 하드파워에 소프트파워를 결합하자는 겁니다. 문화와 예술은 바이러스가 전파되듯 입소문으로 번지고 감동을 받은 것이 퍼집니다. 상품에는 소비자가있지만 문화예술에는 팬이있어요. 문화예술은 언어나 색채로 사람의 마음을 지배합니다. 소프트파워시대의 경제 키워드는 '감동산업' 입니다. 아이들이 '감동 먹는다' 고 표현하지 않습니까. 감동이 미래의 경제력이고 정치사회적인 힘이 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배로 치면 군함보다 유람선쪽에 사람의 매력이 더 가는시대가 왔다고 할까요. 모든 패러다임이 물리적 힘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감동 쪽으로, 물질에서 생명으로 가고 있습니다. -소프트파워시대에 기업과 개인들은 어떻게 적응해야 합니까. ▦예를들어 일본 기업 가운데 디자인부를 둔것은 마쓰시타가처음인데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미국라디오상에게 일본 라디오값이 싼 이유를 물었더니 "디자인이 다르다" 고 했다고 해요. 그뒤 디자인은 마쓰시타가 대표적인 전자회사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됐습니다. 디자인은 인간과 기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을 맺어주는 매개체입니다. 기업 최고경영자 (CEO)나 위정자들이 돈과 권력·강함의 관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개인에게는 너무나 기회가 많아지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개인의 창조력과 상상력은 결재 단계가 없습니다. 그것을 발현할 때도 조직^시 스템을 통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만약 회삿돈 으로 연구했어도 개인의 아이디어면 그 몫을 보상받을수있는 길이 열려 있고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시대입니다. 대기업으로 커나 가기 위해 중소기업부터 한단계 한단계 밟아 나가야 했던 하드파워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구조지요. 이제는 졸병이 곧바로 장군 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아이디어 하나 로 10대 때 백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더 커지 는 시대입니다.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소프트파워시대의 경영 모델로 화제입니다. 이 전 장관께서 주창한 '디지로그(Digilog)' 관점에서 애플과 잡스 현상을 설명해주십시오. ▦잡스 한 사람이 전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잡스 이전에도 스마트폰이 있었고 태블릿PC도 다른 회사에서 먼저 했는데 왜 이 사람이 하면 떠들썩할까요. 그게 바로 디지털 과 아날로그의 융합, 즉 '디지로그' 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잡스는 디지털에 사람의 감성 을 살린 인터페이스, 신체성이라고 하는 아날 로그를 넣었던 거지요. 일본 소니가 닌텐도위 (Wii)에진이유도 위는 몸으로 하지만 소니는 조이스틱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닌텐도가 인 간의 마음을 읽은 것이지요. 인간의 마음을읽 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 세상에 폭발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소프트파워 시대의 경쟁력인 창조력이 충 만한 인재들을 키우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자세가 필요합니까. ▦한국에서 아인슈타인이 가능할까요. 현재로는 비관적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아인슈타인이 재수(再修)하다 죽고 얼마나 많은 퀴리 부인이 여성차별로 죽었을까요. 백남준도 외국 가서 잘해 돌아와 인정받았지 한국에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창조적인것을 사주고 놀라움을 표시할수있는 감성, 이것이 부국을 만들고 세계에 군림하는 길이 될것입니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사람은 모범생이지만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된다는 학생은 살아남지 못하는게 한국사회의 현실입 니다. 얼음이 녹으면 펭귄이 죽는다고 답하는 학생은 사회성·환경성도 있는것 아닌가요. -결국 교육이 관건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지금과 같은 교육 틀로는안됩니다. 학력 사회는 만들지 말아야 해요. 창조력은 학력에서 생기는게 아닙니다. 학원비로 자기 하고 싶은것을 하라고 하는게 정말 창조적인 인재를 만드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중졸이면 어떻습니까. 또 스무살 전후가 가장 상상력과 창조력이 강화되는 시기인데 우리는 대학에서 수량화할수있는 지식 암기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창조력이 가장 활발한 20대때 창조력을 꽃 피우지 못합니다. 그런가 하면 대기만성이라고 나처럼 늙어서 한번쯤 더 피는 것 같아요. 노인들에게는 지혜가 있어요. 너는 어리니깐 안돼, 당신은 늙어서 안된다는 통념을 깨줘야합니다. 노인들은 리사이클시키고, 아이들은 푸시(Push)하지 말고 풀(Pull)하는 걸로 바꿔야 해요. 주입시키지 말고 능력을 끌어내라는 말 입니다. 우리 안에 잠재력이 다 있어요. 앞으로는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 겁니다. -지식과 상상력이 중요한 이 시대에 이 전 장관이 지식과 상상력을 얻는 원천은 무엇인지요. 자신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독서입니다. 스토리텔링은 모두 다 독서에서 온 상상력입니다. 내 직업을 누가 세어보 니 15개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나는 하나였어요. 시를 쓰든 논설을 쓰든 장관을 하든 난 그 모든 것을 창조적 작업이라 생각하고 살았습 니다. 내 직업은 '크리에이터' , 즉 '창조인' 입니다. 남이 안하는 것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계신 데이처럼 변화된 시대에 맞는 한국·중국·일본의 바람직한 미래관계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인구 13억명의 중국은 대륙, 1억3,000만 명의 일본은 해양, 5,000만명의 한국은 반도라는 문화가 어우러질수있습니다. 일본이 아무리 커도 그건 해양이고 중국이 아무리 커도 대륙인데 한국은 대륙과 해양의 것들을 조금씩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의 패권다 툼속에서 평화의 구조를 만들수있는 매개가 될수있습니다. 무역만 봐도 한국이 중국에 흑자, 일본이 한국에 흑자, 중국은 일본에 흑자 라는 선순환 구조가 되지 않았습니까. 가위 바위보 게임에서 일본을 바위, 중국을 보라고 한다면 우리는 가위가 되는 셈이고 그렇게 해야 만 가위바위보 게임이 되는 것과 같은 관계로 나는 3국을 바라봅니다. ● 약력 ▦1934년 충남 아산 ▦1956년 서울대 국문학과, 문학평론가 등단 ▦1960년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과 ▦1979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1987년 단국대 대학원 국문학박사 ▦1966~1989년 이화여대 문리대 전임강사ㆍ부교수ㆍ조교수ㆍ교수 ▦1990~1991년 초대 문화부 장관 ▦1999년 새천년준비위원장 ▦2009년 2010유네스코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조직위원회 위원장 ▦2010년 건국대 문화콘텐츠창조위원회 위원장 "작은 기업문화 차이가 결과 크게 바꿔 놓을것"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기업문화의 작은 차이가 결과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했다. 전화 받는 법 같은 사소한 것에서 감동이 나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전화가 와도 수화기를 막고 상대방을 바꿔주는 것과 막지 않은 채 바꿔주는 것에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막고 말하면 전화 상대방이 감추는 게 있나 느껴지니까 차라리 막지 않고 공개하는 것은 어떨까요. 앞으로는 있는 그대로 오픈하는 회사, 그런 것들도 경영학에서 말하지 않는 살아 있는 창조가 되고 큰 경쟁력을 발휘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그의 말에 힘이 실리는 것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이 '특수'했기 때문이다. 이 전 장관은 한국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괄목할 만한 저서를 한국과 국제사회에 내놓았다. 지난 1966년부터 이화여대와 인연을 맺어 석좌교수ㆍ석학교수를 거쳐 2001년에 스스로 퇴직했고 1990~1991년에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주요 언론사의 논설위원으로 활약했으며 88서울올림픽 개ㆍ폐회식을 주관해 성공적으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화제가 됐던 굴렁쇠 소년도 이 전 장관의 아이디어. 일본어로 된 저작을 포함해 100여권의 저서를 냈으며 밀리언셀러를 가진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등은 근작(近作)에 속한다. 이 전 장관은 "상상력은 무한한 것"이라며 요즘은 "디지로그 아트에 관심이 많다"고 근황을 전했다. "앞으로는 제사도 홀로그램 할아버지를 두고 지낼 것입니다. 지금 그런 것들이 꽃피고 있어요.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현실 활용이 실현될 것입니다." 그는 끝없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 전 장관에게 좌우명을 묻자 "그런 것은 없고 '우물을 파는 마음'을 갖고 평생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아갈지를 함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그는 "우물을 파기만 했지 물을 먹지는 않았고 그저 아마추어처럼 즐겼다"며 "뒤에 오는 사람들이 우물을 잘 가꿔 맛있게 마시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