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생활법률]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 상속포기 : 사실 안 날로부터 3개월 내 신고해야
■ 한정승인 : 상속재산 초과 채무는 변제 안해도 돼


Q. 요즘은 빚 없이 사는 게 힘든 세상이 됐다. 거기에다 부모가 빚을 남기고 돌아가시면 자식 입장에서 돌아가신 부모의 빚까지 갚아야 해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이런 경우 상속인은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상속인에게 상속에 대한 일정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상속으로 인해 짊어지게 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어떤 경우에, 어떤 절차로 하는 것일까?

A. 상속포기에 대해 먼저 살펴보면 용어 그대로 상속 자체를 포기하는 행위이다. 이 제도는 상속으로 인하여 생기는 권리·의무의 포괄적인 승계를 전면적으로 거부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효과를 발생하도록 한다.

상속 포기를 할 경우 기간 연장의 청구가 없는 한 상속이 개시된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포기 신고를 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속포기를 신고한 본인은 상속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지만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은 포기한 사람의 몫까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다음순위 상속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상속포기를 해야 완전한 포기가 이뤄지게 된다.

다음으로 한정승인 제도를 살펴보자. 한정승인제도는 상속재산이 채무초과상태에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나 상속포기가 번거로울 경우에 주로 이용된다. 한정승인은 상속개시를 알게 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면 이를 알게 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면 된다. 다만 이 경우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한다.

한정승인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채무 부분에 대해서는 변제해야 할 의무가 없다. 상속채무를 변제하고 우연히 남은 재산이 더 있다면 그 재산을 상속할 수도 있다. 또한 상속포기와는 달리 후순위 상속인에게 그 책임이 승계되지도 않는다.

부모가 빚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돌아가신 부모를 원망하지 말고 상속포기 제도와 한정승인 제도를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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