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시황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는 등 반도체 사업 챙기기에 나섰다.
11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전7시30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해 우남성 사장과 전동수 사장 등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사장 2명으로부터 현황 및 업무 보고를 받았다. 다만 이날 보고에는 최지성 부회장과 권오현 DS총괄 사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사장들이 직접 이 회장께 보고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서초동 삼성타운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그룹 차원의 대응책을 모색하면서 '갤러시탭 10.1' 수입 금지 조치 등으로 뒤숭숭한 그룹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각 사장들로부터 릴레이 보고를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 엘피다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감산보다는 버티기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반도체 챙기기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불과 이틀 전에 금융 계열사 사장단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데 이어 곧바로 반도체 부문까지 챙겼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자 계열사 및 중공업 계열사로 이 같은 중간 점검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