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등록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 단일화 착수시기를 놓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막판 신경전이 치열하다.
문 후보 측은 하루라도 빨리 협상을 시작하자며 압박하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정치개혁이 우선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는 등 입장차가 크다.
문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26일 "단일화를 하려면 늦어도 11월 초에는 협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며 "다음주 중에는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만남을 제안하려 한다"고 전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정책을 총괄적으로 발표하는 다음달 10일 이후에나 단일화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국민의 뜻'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공약을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양측이 유리한 방식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논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론조사 방식과 국민경선 도입을 염두에 둔 문 후보 측은 단일화 시기를 앞당기는 게 유리하지만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안 후보 측은 시간을 끄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정치개혁 논의가 단초가 돼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양측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민주당이 최근 연대ㆍ연합론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진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을 제안한 것은 현재도 유효하다"며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논의를 제안했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정치개혁 방향 논의 과정이 바로 단일화 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주부터 안 후보 캠프 내에서 정치개혁 포럼이나 토론회가 시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