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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용품 업계의 여름은 조용하다. 대다수 골퍼들은 휴가를 맞아 골프 대신 가족과의 시간을 택한다. 화려한 가을 라운드를 준비하는 연습벌레들도 쓰던 클럽으로 연습에 매달린다. 극성수기인 관광 업계와는 반대로 '극비수기'인 셈. 하지만 조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 꺼풀만 벗겨내면 비수기 마케팅과 가을 장사 준비로 치열하다.
◇맞춤형 서비스=박인비에게 클럽과 볼을 후원(퍼터는 제외)하는 던롭스포츠코리아는 렌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한 신청이 채택되면 박인비가 쓰는 '젝시오7' 드라이버 등을 1주일간 써볼 수 있다. 고객은 왕복 택배비만 내면 된다. 던롭 관계자는 "여름에는 골퍼들이 해외 라운드를 하거나 국내에서 연습에 집중한다. 그들이 타깃"이라며 "빌려서 써본 고객의 실제 구매율이 50~60%에 이른다"고 밝혔다.
핑골프는 아이언을 5개로 몸집을 줄여 판매하고 있다. 이른바 '아이언 다이어트'다. 사용빈도가 높은 6번 아이언부터 피칭웨지까지만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가격은 풀세트의 절반 수준이다. 핑 관계자는 "핑 아이언이 미국ㆍ유럽에서는 드라이버보다 더 잘 팔리지만 아시아에서는 드라이버 인기에 못 미치고 있다"며 "판매 촉진을 위해 한국에서만 실시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고객을 노려라=여름은 여성 골퍼의 용품 구매가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용품 업체의 여성용 모델 출시가 주로 여름에 이뤄지는 이유다. 일본 카스코 브랜드를 수입하는 한국카스코는 지난주 여성용 풀세트(드라이버~퍼터)인 '페레이나'를 출시했다. 투어스테이지를 수입하는 석교상사도 여성용 '뉴 파이즈 CL' 드라이버를 내놓았다. 그런데 이 제품이 실제 출시된 것은 지난 4월이다. 석교상사 관계자는 "주부들의 용품 관심도가 여름에 높은 점을 고려해 본격적인 홍보를 미룬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정판의 유혹=캘러웨이골프와 타이틀리스트는 한정판 모델로 8월 공략에 나섰다. 캘러웨이골프는 2009년 단종된 '세이버투스' 퍼터를 4년 만에 부활시켰다. '박인비 퍼터'로 알려져 구매 요청이 쇄도하자 한국지사가 의뢰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모델의 이름은 과거 모델과 무게를 달리한 '세이버투스 헤비'. 3,000개 한정판 중 500개가 국내에 들어왔다. 타이틀리스트도 '65' 한정 패키지를 내놓았다. 올해 전반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볼 사용률 65%(1위), US오픈에서 볼 사용률 1위를 지킨 기간 65년 등을 기념한 것으로 숫자 65가 새겨진 프로V1 골프볼과 볼마커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에서는 1만 세트만 판매한다.
가을 장사 준비에 초점을 맞추는 업체도 많다. 일본에서 온오프(ONOFF) 브랜드를 수입하는 마스터스인터내셔널은 이르면 다음달 말 출시되는 2년 만의 신제품 '2014년형 온오프 레이디' 홍보와 판매 준비에 한창이다. 테일러메이드도 셀프튜닝이 용이해진 'SLDR' 드라이버를 다음달 초 출시한다. 혼마골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후반기 대회부터 2억8,000만원짜리 투어밴(대회장에서 장비를 점검ㆍ피팅해주는 대형차량)을 운영하면서 '선수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