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5(화) 18:34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헐값에 구입해 주유소에 차떼기로 파는 큰손(중간상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15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중상(中商)」이라고 불리는 이들 큰손은 공급과잉과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사에 접근, 수십억원의 현찰을 주고 휘발유 등을 싼값에 대량구입해 주유소에 팔면서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다.
현행법상 석유제품은 정유사→대리점→주유소 또는 정유사→주유소의 유통경로를 밟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이들 중상이 개입함으로써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가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의 탈루행위까지 불거지고 있다.
모 정유사 영업담당자는 『외상거래를 요구하는 대리점이나 주유소들과는 달리, 중상들은 현찰로 결제를 해주기 때문에 현찰확보가 급한 회사 사정상 이들에게 상당폭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며 『경영진들도 이런 거래를 눈감아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업계는 하루 평균 유통량인 240만배럴 가운데 20% 가량이 중상을 통해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상은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 영업을 해오던 영세 석유부판점에 투기자금이 결합된 형태. 환란이후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던 고리대금업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일부 주유소업계의 문제제기에 따라 산하기관을 통해 중상들을 단속하고 있으나 이들이 워낙 신출귀몰해 적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중상들은 정유사와 계약만 체결한 뒤 물품을 인도받지 않고 시중 주유소에 딱지를 발급해주는 등 불법거래가 지능화되는 양상이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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