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의 종가와 현충사에서 보관 중인 유물이 처분될 위기에 놓였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덕수 이씨 충무공파 종친회(회장 이재왕)는 7일 법원에 충무공 유물 27점에 대한 매매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가처분 대상은 현충사 충무공 전시실에 있는 국보 76호 '난중일기' 등 종부인 최모씨가 보관하고 있는 국가지정 문화재 16점과 문화재 비지정 유물 11점 등 모두 27점이다.
또 종친회는 오는 15일 서울에서 충무공 유물을 지킬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종친회가 이처럼 유물 지키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종부 최씨가 사채업자인 전모씨에게 자신과 현충사에 보관 중인 유물의 인수를 제안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측근인 한모씨를 통해 국보인 난중일기와 서간첩, 보물인 장검 등의 목록과 사진을 건네고 180억원에 일괄 인수하라는 제안을 해왔으나 너무 당혹스러워 거절했다"고 밝혀 파장을 불렀다.
국보나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라도 개인 소유일 경우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충무공의 유물이 개인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문화재보호법 제38조에 따르면 국가지정 문화재는 현상 변경이나 국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소유자 변동이 있을 경우 문화재청에 신고만 하면 되고 개인 소유일 경우 거래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종부가 소장한 비지정 문화재는 문화재청에 신고 의무조차 없어 언제든 매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