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민ㆍ민생대책을 강조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한달여만에 생활현장 방문을 재개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골목상가를 찾았다. 이날 이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최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인근 골목상가. 지난달 안성 모내기 현장 방문이후 한달여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과 함께 한 할머니가 운영하는 10㎡ 남짓한 구멍가게와 찹쌀 도넛 가게, 과일 좌판 등에 들러 상인들을 위로했다. 특히 지역상인, 상인 대표자들과 함께 골목식당에서 비빔밥 오찬을 함께 한 뒤 시장경영지원센터, 슈퍼마켓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대표 등으로부터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이뤄진 간담회에서 "경제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고통받는 사람이 서민층이다"며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하더라도 서민이 제일 마지막까지 고통 받는데 서민들이 앞으로 1~2년 더 고생을 해야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특히 방문지역이 영세 상점들이 밀집한 지역인 점을 의식해 "만나는 사람마다 대형마트, 대형 마트 하는데…"라며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사는 식으로는 안되니 같이 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건의를 들은 후 "농산물 같으면 재래시장 두곳을 정해 물건을 직거래해서 나눠서 판다든가, 그런 제도로 물류를 발전해야 한다"며 재래시장의 생존방안으로 시장간, 지역간 통합 직거래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골목상가 방문에서 청취한 영세상인의 의견을 종합해 관련부처에 SSM의 직영체제 규제 방안 등을 검토해 다음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슈퍼마켓과 영세상인의 갈등은 정부가 개입하기 전에 상생과 신뢰사회를 지향하는 선진일류국가의 기본 상도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면서 "민간자율이 우선돼야 하지만 정부도 구체적인 지원정책 외에 사회분위기를 통합적으로 가져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현장방문은 시장경제라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안는 이른바 '따뜻한 중도보수' 정책방향을 구체화한 첫 행보로 평가 받았다. 한 핵심 참모는 "오늘 행사는 이 대통령이 `MB다움'으로 복귀하는 사실상의 첫 행보로 보면 된다"면서 "앞으로는 이벤트성이 아니라 정책으로 바로 연결되는 정책연계형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