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장 스코어 낮아진 비결은

스윙 그대로… 클럽도 안 바꿨는데…
스윙 특성·체형 등 분석해 내게 딱 맞춰 '클럽 피팅'
아이언 슬라이스 땐 라이 각 높여 강하게 찍어치면 스틸샤프트 권장

오토파워 피팅 전문가가 라이 각 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아이언 샷 때문에 고생하던 회사원 A씨(45)는 요즘 연습장 가는 게 즐겁다. 볼의 궤적이 똑바로 펴진데다 짧았던 샷 거리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비결은 '피팅(fitting)'에 있다. 전문업체를 찾아 스윙을 분석한 뒤 클럽헤드의 라이 각도를 3도가량 높이자 샷이 확 달라진 것이다. 본격 골프 시즌을 맞아 클럽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스윙이나 클럽을 바꾸지 않고 스코어를 낮추는 방법으로 피팅을 추천한다. 피팅 전문업체이자 국산 샤프트 생산회사인 오토파워의 도움을 받아 피팅 방법과 효과를 알아봤다.

◇아이언 헤드, 각(角)을 점검하라=아이언 샷 슬라이스로 고민하던 A씨는 피팅 업체에서 해답을 찾았다. 헤드 솔(바닥)에 흰색 테이프를 붙이고 검은색 철판 위에 놓인 볼을 몇 차례 때렸다. 모니터상의 궤적은 계속 오른쪽으로 휘어졌고 헤드 솔에 붙인 테이프에는 중앙보다 토(앞) 쪽에 검은 자국이 찍혔다.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의 힐(뒤) 쪽이 들리는 스윙 탓에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바나나 샷이 나왔던 것. 원인은 볼에 가까이 서는 것과 임팩트 때 일어서는 습관 등으로 분석됐다. 장비를 이용해 토 쪽이 들리도록 라이(lie) 각(헤드 바닥을 지면에 댔을 때 샤프트와 지면이 이루는 각도)을 높이자 볼이 곧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로프트(loft) 각(헤드페이스가 지면 쪽으로 누운 각도) 조정으로 샷 거리를 늘릴 수도 있다. 최근 제품들은 로프트가 지면과 수직에 좀 더 가깝게 서 있다. 피칭웨지의 경우 5년 전과 비교해 대다수 메이커의 표준 로프트는 48도였으나 최근에는 44~45도가 대세다. 백스핀은 감소하고 지면에 떨어진 뒤 구르는 런(run)은 늘어난다는 뜻이다.

철을 구부려야 하기 때문에 라이와 로프트 각을 무한정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연철 단조는 3~5도(권장은 3도 이내), 주조는 2~2.5도(권장은 1.5도 이내)까지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궁합 맞는 샤프트 따로 있다=스틸은 무겁고 그라파이트(카본)는 가볍다는 단순한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카본은 근력이 약하고 플레이나 연습 빈도는 많은 골퍼에게 권장할 만하고 스틸은 반대다. '손맛'도 중요한 기준인데 카본은 주로 임팩트 때 샤프트의 움직임과 진동을 좋아하는 스윙어 타입에 적합하다. 스틸은 임팩트가 강한 히터 타입이나 다운블로로 찍어 치는 골퍼에게 잘 맞는다는 것이 통설이다. 최근에는 오토파워 등 무게는 가벼우면서 경도(flex·플렉스)는 높은 카본 샤프트 제품이 개발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샤프트의 길이는 스윙 면이 업라이트한 사람은 긴 것, 플랫한 사람은 짧은 편이 낫다. 또 브랜드마다 물성이 각기 다르다는 점도 참고하는 게 좋다. 손을 많이 이용하는 스윙에는 팁(헤드 쪽) 부분의 경도가 부드러운 샤프트가, 시니어 골퍼 등 힘보다는 몸통 회전에 의존하는 스윙에는 버트(손잡이 쪽) 부분이 부드러운 샤프트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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