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몰 예정인 55개 비과세ㆍ감면 제도 중 실제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항목은 10개 미만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11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열린우리당은 폐지ㆍ축소가 검토 중인 세금우대종합저축의 세 감면 등 18개 항목에 대한 연장을 건의했다. 당초 조세연구원은 올해 일몰도래 비과세ㆍ감면 55개 제도 중 25개에 대해 폐지ㆍ축소를 건의했는데 이 가운데 18개에 대해 여당이 원상복구를 요구한 것이다. 이 같은 여당의 주장은 상당 부분 정부에 의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부가 공언했던 비과세ㆍ감면 제도의 개편은 물 건너 가게 된 셈이다. ◇‘세금감면 유지하라’, 정부 압박 본격화=이날 당정협의에서 여권이 비과세ㆍ감면 연장을 요구한 항목은 18개에 이른다. 조세연구원이 폐지ㆍ축소를 건의, 사실상 제도 정비대상으로 지목됐던 농어가목돈마련저축 비과세 혜택과 우리사주의 배당소득 비과세, 무주택 근로자 장기주택마련저축 비과세, 기숙사 및 직장 보육시설 투자시 법인세 공제혜택, 농수협 예탁금 이자소득 비과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제창 열린우리당 제3정조위원장은 “대한상의와 무협ㆍ전경련ㆍ서민금융기관 등의 의견을 종합해 연구개발(R&D)과 취약계층 등에 대한 비과세ㆍ감면을 유지하거나 보완 후 일몰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를 상대로 한 정치권의 압박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로 현재 국회에는 이와 별개로 각종 비과세ㆍ감면 관련 일몰연장 법안이 계류돼 있다. ◇비과세ㆍ감면 제도 정비 운명은=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당정협의에서 최종 합의된 것은 없다. 여권에서 이렇게 해달라고 건의한 것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부도 비과세ㆍ감면 제도 정비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여권의 압박이 강하게 표출되자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부는 이 같은 여권의 요구를 토대로 당과 비공식적인 논의를 거쳐 최종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뉴딜 등 일련의 여권의 정부 압박을 고려해볼 때 당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여권이 요구한 18개 비과세ㆍ감면 연장 가운데 80~90%는 받아들여지지 않겠느냐”며 “비과세ㆍ감면제도 정비가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